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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연휴 중에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물레방아 떡집은 늦은 밤까지도 가래떡을 뽑아내느라 쉴틈이 없었다. 10여명의 직원들 모두가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시루에 떡이 펄펄 김을 내고 있고 한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가래떡들이 줄줄이 이어 나오고 있다.
물레방아 떡집을 총지휘하는 안종용 매니저의 설명이다. 방앗간 곳곳에는 눈처럼 하얀 쌀가루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송년과 새해를 맞아 떡국용 가래떡에 사용되는 쌀만 무려 1만 파운드, 어마어마한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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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을 유난히 길게 뽑아낸 데도 이유가 있는데, 길게 쭉쭉 뽑아내는 만큼 재산도 가족의 건강도 쑥쑥 늘어나기를 바라는 재복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대망의 2013년이 밝아오고 있다. 새해에는 한인들의 가정에 펄펄 끊는 떡시루처럼 삶의 활력이 넘쳐나길, 먹음직한 가래떡처럼 좋은 일들이 끊이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하혜연 기자
떡국 한 그릇
정월 한낮의 햇살이 떡국 한 그릇이다 며칠째 굶은 숲이, 계곡이 어른에게 세배 드리고 덕담 몇 마디 들었는지 배가 부르고 눈이 감겼다
한 술 잘 얻어먹었다고 새파란 풀 돋아나고 물 흘러가는 소리가 상쾌하다
오늘이 흥겨운 설날이라 한 솥 끓인 떡국
이 산하에 골고루 나눠주는데 한 살 더 먹었다고 까불거리는 시누대가 정겹다
까치가 고개를 바짝 치켜든다 따스한 언덕에 기댄 소나무는 벌써 졸고 있고 한 그릇 더 먹은 바위는 불룩한 배 드러낸 채 매고 가도 모르게 잠들었다
계곡에는 오랫만에 만난 며느리 같은 물들이 떡국 한 그릇 먹는다고 부엌처럼 시끄럽다
솥 다 비운 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며칠 내로 꽃소식 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