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2세들 이산가족 다큐 만든다

다큐멘터리 제작 2세
이산가족 영화 만드는 제이슨 안씨.<보스톤코리아 제공>

제이슨 안·유진 정 “후반작업 비용 도와주세요”

재미동포 2세들이 남북 분단의 아픔을 다룬 이산가족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주인공은 하버드대 동창이며 동갑내기인 제이슨 안(29)과 유진 정 씨. 이들은 지난 2008년부터 미국 내 21명의 이산가족을 찾아다니며 인터뷰해 이를 2시간 분량으로 편집하고 있다.

‘이산가족 필름 프로젝트’(Divided Families Film Project)로 명명한 이 영화를 안씨가 기획하게 된 것은 북한 회령 출신인 외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하고 나서였다. 작고한 뒤에서야 외할머니가 이산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때부터 재미동포 이산가족에 관심을 품었다.

지난 2007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방한한 그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고 이산가족 문제를 세계에 널리 알려보고자 다큐멘터리 영화를 구상했다.

이듬해 풀브라이트 장학생 동기들을 설득해 제작에 들어갔고, 같은 처지의 이산가족 후손인 정씨를 만나 지금까지 공동으로 작업을 해왔다.

안씨는 25일 현지 동포언론 보스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재미동포 한인 차세대들이 역사를 안다는 것은 선조의 희생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었는지, 또 성공적인 미래를 향해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지 깨닫는 것”이라며 “그 덕분에 성공을 이룬 뒤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이 영화를 만든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산가족들은 시간이 없어요. 대부분 고령이라 곧 그들이 사라져 버리면 남북 분단을 직접 겪고 그로 인해 이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남북통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직 그들이 살아 있을 때 미국과 북한이 공식적인 상봉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의 상원의원회관에서 30분 분량으로 압축한 홍보용 영상을 상영해 관심을 끌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과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서도 선보여 한국의 아픈 역사를 알렸다.

편집을 마무리하면 영화제에도 출품하고 미국 TV 방송국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응급실 레지던트로 일하는 안씨는 새벽 3시까지 근무하고 이튿날 아침 졸음을 쫓아가며 영화 제작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씨는 “의학 공부와 병행하려니 시간이 많이 모자라 안타깝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며 우리 힘만으로 완성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후반작업에 필요한 2만 달러를 충당하기 위해 온라인(www.kickstarter.com)에서 모금을 하고 있다. 이날 현재 1만4천154달러가 모금됐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의회 통과를 위해 힘쓴 석혜인(35) 씨도 영화 제작을 돕고 있다. 위안부의 실체를 이해하고자 2005년 방한해 ‘나눔의 집’에서 3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82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그는 21명의 인터뷰를 맡았다.

<사진>

이산가족 영화 만드는 제이슨 안씨.<<보스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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