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파문’ 당혹..미주 동포사회 술렁


 ▲연합뉴스가 9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미국 워싱턴DC 경찰국의 윤창중 대변인 성범죄 관련 신고접수 보고서.(워싱턴=연합)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시민권을 가진 한인이라는 점에서 LA뿐 아니라 전 미국 내 한인들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7일밤 숙소인 워싱턴 DC 페어팩스호텔 인근 술집에서 현지에서 채용된 대사관 인턴 여대생 A(21)씨와 술을 마시다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하루 넘게 이 사건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다가 미주 최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박 대통령은 9일 LA에서 윤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어 앞서 윤 대변인은 애초 예정된 LA 일정을 포기한 채 8일 낮 1시 30분께 대한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 급히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의 분위기와 관련, 지난 8일 오후 박대통령이 만찬을 겸한 동포간담회를 가진 LA JW매리엇 호텔 행사장에서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진다.

LA 동포간담회는 대통령이 뉴욕과 워싱턴DC에서 가진 간담회와 달리 만찬을 겸한 데다 이날 오전 연방의회 연설이 좋은 반응을 얻은데다 순방의 마지막 일정이어서  여러모로 수행단의  분위기는 좋아야 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날 때까지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을 비롯, 윤창중 대변인 등 공보라인의 어떠한 수행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수행기자단조차 그들의 행방을 수소문할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이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는 동안 홍보수석 등 참모들은 모처에서 윤 대변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한인은 “LA총영사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LA방문 시 고위급 인사들의 통역 요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딸이 인턴으로 며칠 동안 일했다”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한국의 고위 공무원들이 이런 추잡한 일을 벌였다는 점에서 딸을 둔 부모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 기관의 이런 요청이 있을 때 내 딸 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도 관련된 일을 시키지 말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 “한국의 대통령이 취임해 첫 해외 방문지로 택한 미국은 한국과 가장 친밀한 국가다. 게다가 LA 한인들은 한국의 발전 과정에서 어려운 때마다 힘을 모아 조국의 근·현대화를 지원해 왔다”며 “박 대통령은 뉴욕과 워싱턴DC, LA등 가는 곳 마다 미국내 한인 사회의 역할과 양국 교류의 중심 역할을 주문했지만 역설적으로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는 고위직 공무원이 현지 한인을 성적 노리개로 삼은 것 같아 불쾌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외신들 역시 이번 경질 사태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어 국제적 망신이 되고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언지는 ‘박 대통령 대변인 경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 방미 기간 중 대변인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경질했다”며 한국내 언론보도를 인용해 비중 있게 전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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