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의 유명세를 계기로 여성 유권자들의 인터넷 소액 기부가 활발해진 것이 ‘여성 밀어주기’의 핵심 동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0일미국 연방 여성 상원의원들의 지난해 1인당 모금액이 900만달러(100억원가량)를 기록해 남성 의원들의 평균(700만달러)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여성 정치인은 자금력이 약하다”는 통념이 깨졌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여성 상원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이 남성 의원들을 넘어선 경우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여성 상원의원은 20명으로 상원 역사상 가장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여성 정치자금 약진’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미국 전체 상원의원은 100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다. 하버드대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인 워런 의원은 지난해 모두 4천210만달러를 모금해 역대 여성 상원의원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워런 의원은 최근까지 대기업 규제와 소비자 권익 강화 등의 진보적 정책을 추진해 ‘민주당내 진보진영의 핵심인물’로 부상했다. 극소수의 전망이긴 하지만 워런 의원이 힐러리 전 장관을 제치고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종전 최고기록은 힐러리 전 장관이다. 2006년 상원의원 재선 당시 3천870만달러를 모금했다.
국무장관에서 물러나 현재 자연인으로 돌아간 그녀는 2016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기대의 정점에 서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디디 마이어스는 “정치에서 돈은 승자를 따르게 돼있다”며 여성 정치인들에게 돈이 몰리는 것은 여성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흥미롭게도 미국에서도 ‘여성 정치인의 적은 여성 유권자’라는 말이 있다. 1세대 여성 상원의원으로 현재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의원은 자신이 주지사에 도전했을 때 여성들에게 정치헌금을 요청하면 “남편에게 물어보겠다”고 답한 유권자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상황이 바뀌어 여성 유권자들이 여성 정치인들을 적극 밀어주고 있다.
워싱턴 소재 ‘책임정치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2014년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여성 후보들의 자금 가운데 40%가 여성 기부자들에게서 나왔다.
또 시민·사회 단체들의 여성 정치인에 대한 지원도 한몫을 했다.
낙태권을 옹호하는 진보 민주당 여성 정치인을 지원하는 외곽 단체 ‘에밀리 리스트’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1985년 설립된 이 단체는 그동안 정치 신인 등 여성 정치인들을 적극 발굴해 모두 3억5천만달러를 지원했다.
미국내 정치자금 기부자 가운데 여성은 20%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모금 운동이 발달해 손쉽게 10∼20달러 정도의 소액 기부가 가능해진 것도 여성의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클레어 맥캐스킬 상원의원(민주·미주리)은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가게나 학부형 모임을 적극 활용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