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다 놨다’ 김C의 자연스러움을 잘 살렸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얼마전 김C가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 제작발표회장에서 “연기경험이 적은데 단막극 주인공으로서 연기하기에 어떠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나를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꾸준히 하고 있었다. 연극, 내레이션 등으로”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C와 우희진이 주연을 맡은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4의 세 번째 작품 ‘들었다 놨다’가 지난 23일 방송돼 김C의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이 단막극은 혼기를 놓치고 본격적으로 얼굴에 주름이 안착하기 시작한 40대 노총각, 노처녀인 남궁상(김C)과 이은홍(우희진)의 좌우충돌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뮤지션 김C는 노총각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불혹을 맞이하게 된 남궁상을 자연스럽게 잘 그려냈다. 그 나이까지 애인 한 명 없이 살지만 번듯한 직장에 부장 자리도 꿰차고 있으며 그럭저럭 만족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 직장에서 그의 삶을 뒤엎어버린 노처년 부장 이은홍(우희진)을 만났다. 이은홍은 결혼적령기를 놓치고 심성이 고약해졌는지 직원들에게 부리는 노처녀 히스테리가 그녀만 모르는 병이 되어버렸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오피스텔에서 살면서 마트도 같이 가며 ‘품앗이‘를 하며 서로를 점점 이해하게 된다.

김C는 “자기 안에 갇혀 살다 보니까 자기 안에 있는 자신을 잘 모른다. 군대에도 부하를 엄청 괴롭히는 사람이 자기와 같은 사람을 보면 인정 못한다”면서 “하지만 점점 알아가면서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 자기의 모습을 잘 모르는 자가 누군가에게 투영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거기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들었다 놨다’는 남궁상과 이은홍을 통해 이 시대 40대 싱글들의 심리와 삶의 방식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40대의 심장을 울린 김C와 우희진의 공감 열연은 소통과 배려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했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단막극이고 심야시간대에 방송됐는데도 시청률이 5.1%(AGB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나 나왔다.

우희진의 탄탄한 연기도 돋보였지만 연기 경험이 별로 없는(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김C의 연기도 합격점을 줄만했다. 김C는 솔로의 찌질하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한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이정섭 PD는 “김C를 염두에 두고 쓴 대본이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김C의 자연스러움이 살아났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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