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빠진 여행예능? 가우디 만난 ‘꽃할배’는 달랐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여행예능은 숱하지만 ‘천재 건축가’ 가우디와 만난 ‘꽃보다 할배’는 달랐다. ‘여행예능’의 진짜 묘미가 살아나며 감동과 경이가 동시에 살아난 방송이었다.

케이블 채널 tvN ‘꽃보다 할배’의 스페인 편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편은 이미 두 번의 여행과는 달랐다. 장소와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할배들에게 배낭여행이 낯설고 두려운 것이 아닌 설레고 기다려지는 시간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모습이 곳곳에 비치고 있었다.

스페인에 도착해 여행 첫 날을 맞은 할배들은 만능짐꾼 이서진 없이 바르셀로나 투어를 시작했다.

모든 여행객들의 든든한 조력자인 ‘가이드 투어’를 통해 100년 전 ‘건축의 성자’가 남긴 바르셀로나 곳곳의 위대한 건축물을 만나게 된 할배들. 한국인 여행객들과 ‘안녕’이라며 쿨한 인사를 나누는 할배들에게선 여행지에 가면 동질감 하나로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이날 여행기의 백미는 바르셀로나의 정경과 안토니아 가우디의 이야기가 곳곳에 스며든 장면들이었다. 특히 프로그램에서는 할배들이 만난 가이드 투어를 방송에서도 활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가우디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시청자들에겐 단편적이나마 그의 삶과 건축물에 대한 이해가 더해지기도 했다. 단지 이국땅의 풍광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한 도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대한 건축가의 생과 건축철학을 들려주는 것으로 여행예능의 묘미를 살려냈다.

나무 한 그루마저 베지 않기 위해 여러 차례 설계를 바꾸고, 그 자리에서 돋아난 돌로 기둥을 세워 만드는 가우디의 건축철학과 깨진 그릇으로 이어나간 모자이크 타일로 스페인의 정취를 살리면서도 바르셀로나의 100년 후 미래까지 생각해 정수시설도 담아낸 도시 계획이 가우디가 남긴 위대한 건축 안에 모두 담겨있었고, 시청자들은 웅장한 영상에 더해진 쉬운 설명을 통해 몰입도를 높였다.

‘꽃보다 할배’ 가우디 투어는 자신이 설계한 최후의 역작에 묻히게 된 가우디의 쓸쓸한 마지막을 만화로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 건축가의 위대한 혁명, 건축이 아닌 세상의 모든 것을 멀리했던 수도자와 같은 그의 마지막 순간들이 짧지만 인상적으로 그려진 만화였다.

여행을 통해 가우디를 만난 할배들, 특히 막내 백일섭의 변화는 놀라웠다. 100년 전 가우디의 꿈이 집약돼 만들어진 구엘 공원에서 살바도르 달리가 사랑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편안히 웃는가 하면 “루브르 박물관보다 낫다”, “파밀리아 성당의 웅장한 장관에 ”이건 하나밖에 없겠어. 다른 성당하곤 달리 영화적인 요소가 많은 것 같다“며 여행후기를 나누며 스페인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말 경이롭다. 내가 이렇게 왜소하게 살면서 인생을 마감하는 어쩔 수 없이 생을 살아왔지만, 그 분이 만든 건축물 앞에선 티끌같은 생각이 든다”는 신구의 소감은 남녀노소를 초월해 여행의 순간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뜨거운 순간에 대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우디와 만나 여행예능의 진수를 보여준 할배들의 스페인 여행기는 평균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집계), 최고 시청률 9.8%, 2049 남녀 시청률을 3.7%를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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