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농수산식품 미국수출 계약…”놀라운 건지, 웃기는 건지..

경상남도의 농수산물이 미국시장을 휩쓸게 되는 것일까.

경남도는 2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로스앤젤레스(LA)에서 2억2천370만 달러의 농수산물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농산물 1억2천150만 달러, 수산물 1억220만 달러로 품목별 수출규모를 구분해 발표했다.

경남도측은 이같은 수출계약규모는 지난해 도의 대미 수출량 1억300만 달러의 두배를 넘는 것으로, 홍준표 경남 도지사 일행이 지난 19일 LA한인축체장에 마련된 농수산물 엑스포에 참가해 거둔 성과라고 추켜세웠다. 수출 금액만으로 보면 지난해 1년 동안 한국의 농수산식품의 전체 대미수출액(7억4016만7748달러)의 30%를 차지하는 놀라운 규모다. 계약의 대부분이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성격이라고 해도 일단 성과를 과시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경남도의 이번 수출계약 홍보는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남도측이 발표한 품목별 계약 내용을 보면 전통 부각을 만드는 ‘하늘바이오’라는 업체가 3천만 달러, 김치를 생산하는 대광 F&G가 5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 실적을 각각 올렸다.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을 관장하는 aT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김, 미역 등 한국산 해조류의 미국 수출물량은 7월말현재까지 7개월 동안 4천77만2천달러어치였다. 미역이나 다시마 등 해조류를 튀긴 전통 부각이 3천만달러어치 물량이 수출된다면 이건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 사상 일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김치도 그렇다. 올 7개월 동안 한국산 김치의 미국 수출물량이 270여만달러어치에 불과한데 경남도의 이번 계약물량만 500만달러어치다. 한국산 김치 수요가 미국 시장에서 급격히 확대됐을까. 그것도 팔도의 내로라하는 김치가 많은데 경남도 김치만 500만달러 계약이라면 이 또한 김치 수출 역사의 신기원을 이루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경남도의 놀라운 계약실적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알로에 음료와 옥수수 수염차를 생산하는 ‘퓨어플러스’라는 회사가 3천500만 달러 계약을 했다고 한다. 올 7월말까지 한국 전체의 건강음료를 포함한 가공음료의 미국 수출물량 총액이 3천8백만달러이다. 경남도 소재 1개 업체가 한국산 가공음료 미국 수출 물량의 절반 가량을 떠맡게 됐다면 이 또한 기록적인 일이다.

한 한인식품업체 관계자는 “경남도가 한국산 식품의 수출 현황을 감안해서 계약숫자를 조절해 홍보했어야 했다”라며 “계약 성과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뻥튀기가 좀 심한 것같다”고 꼬집었다.

LA한인축제 농수산엑스포서 수출계약한 경남도<YONHAP NO-0874>
홍준표 경남도지사(가운데)가 지난 19일 열린 ‘제41회 LA한인축제 농수산엑스포’에서 수출계약을 한 미국 현지 업체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