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부터 파산까지’ 코코엔터, 7개월간 무슨 일이…김준호 거취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난 7개월간 떠들썩하게 끌어온 코코엔터테인먼트 사태가 법원의 파산 결정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개그맨 김준호가 공동대표로 있는 코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27일 김우종 공동 대표이사의 회삿돈 횡령 도주로 힘겨운 7개월을 보냈다.

당시 코코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인 B 사와 김준호는 김우종 대표를 형사고소하며 사건의 서막을 알렸고, 소속사 개그맨들은 같은 해 12월 순차적으로 코코엔터에 내용증명을 보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이 같은 과정이 이어지기까지 방송가와 연예계엔 김준호 동정론이 팽배했다. 후배 개그맨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부각되고, 후배들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모습이 노출되며 여론의 따뜻한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사태가 뒤집힌 것은 코코 엔터테인먼트가 회생 불가 판단을 내리며 폐업을 결정했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면서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측은 올 1월 24일 “회생을 위해 임원들이 발로 뛰며 노력해왔지만, 대표이사 김모씨의 해외 도주 이후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추가 우발 부채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그 금액이 수십억에 이르고 있다”며 “대표이사 직무대행 중인 등기이사들은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회생이 더 이상 불가능 하다고 판단하여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그맨 김대희가 폐업 합의 발표 전날이었던 1월 23일 새로운 코미디언 매니지먼트 JD브로스의 설립 등기를 마쳤으며, 심지어 2주 앞서 ‘JD브로스’ 도메인을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며 김준호의 책임론이 부각됐다. JD브로스는 김준호의 J와 김대희의 D를 합쳐 만든 회사로 코코 소속의 연기자들이 이 곳으로 흡수됐다.

이 과정에서 코코엔터의 창업 초기부터 투자했다는 일부 주주들은 1월 26일 “코코엔터의 폐업 합의 발표를 포함한 그동안 코코엔터의 입장으로 발표된 기사들은 모두 허위”라며 “김준호씨는 회생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다른 주주들의 제안이나 노력은 철저히 무시하면서 BRV(코코엔터 2대 주주)와 마치 호흡을 맞추듯이 집요하게 파산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준호를 향한 동정론이 비난여론으로 돌아서며 ‘먹튀’ 논란이 일게 된 계기다.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김준호는 이후 SBS ‘한밤의 TV연예’ 등을 통해 “김우종의 부인이 협박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하며 결백을 강조했고, 이후 2월 25일에는 A4용지 14장 분량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태의 의혹을 해명했다.

당시 자료에서 김준호는 지난해 8월부터 2월 현재까지 벌어진 코코엔터를 둘러싼 금전 문제, 그 중에서도 김우종 공동대표의 경영 부실을 낱낱히 공개했다.

김준호가 밝힌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10일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연기자 3분의 2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재계약을 진행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준호는 “9월 30일 재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기한이 지켜지지 않았다. 10월 10일 연기자 정산도 되지 않아 회사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을 직시하고 당장 필요한 자금을 위해 저(김준호)는 10월 11일 2대주주를 찾아가 개인적으로 연기자 계약 및 정산에 필요한 4억원에 대해 긴급대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로 자금이 들어와야 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대출거래에 필요한 담보로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 대표의 지분을 담보로 설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제가(김준호) 책임을 지기로 하고 4억원을 입금받았다”는 것이 김준호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준호는 연기자들에게 재계약금이 지급되지 않을 정도의 자금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에 “2014년 11월 10일부터 2주간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요청, 실사를 하게됐다”며 “하지만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모 씨가 2주간의 실사 마무리 기간이었던 11월 27일 새벽 3시 30분 코코사무실에 들러 법인계좌 OTP를 훔쳐 갔고, 코코 법인통장의 잔금인 1억7000만원 중 1회 최대 출금한도인 1억원을 아침 8시 30분께 인출해 11월 27일 오후 미국으로 도주하였으며, 11월 28일 형사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김준호가 홍보대행사를 대동해 입장을 밝힌 이후 공동대표의 횡령 도주로 시작된 사태는 김준호와 2대 주주인 B사, 코코엔터 측과 소액 주주들의 팽팽한 입장차를 보여주는 것으로 흘러갔다. 코코엔터 대표이사 대행 유 모 씨는 김준호 외 3인을 배임혐의로 고소했고, B사는 유 씨를 횡령 공모 혐의로 맞고소했다. 또한 B사 역시 지난 3월 25일 법원에 코코엔터의 파산신청을 냈으며, 법원은 지난 15일 코코엔터가 부채 초과 및 지급 불능 상태라고 판단해 파산 결정을 내렸다.

코코엔터가 파산하며 현 소속사에 남아있는 김준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준호는 현재 KBS2 ‘개그콘서트’와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 중이며, 자신이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역시 올 8월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코코 사태 수습을 먼저 고려했던 터라 김대희 등의 러브콜에도 JD브로스와 표면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던 김준호는 이번 파산 결정으로 어느 정도의 짐은 덜어낸 셈이 됐다. 다만 현재 소액 주주들과 일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she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