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인터넷 순위와 방송 시청률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준구엄마’로 나오는 요리 연구가 이혜정(59)의 순위는 별로 높지 않다. 처음 출연해 전반전에서 꼴찌인 5위로 시작해 4위→3위(전반전)→4위를 기록했으니 하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인터넷 생방송상에서의 순위다. 방송 프로그램으로서의 시청률은 이혜정이 1위를 차지한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인터넷상에서는 웹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말년이 1위를 차지하지만 방송 시청률 성적은 이혜정이 1위다. 인터넷상에서의 성적과 방송 콘텐츠의 시청률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이다.

‘마리텔‘은 인터넷이나 지상파 방송에서나 콘텐츠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아무리 설쳐도 콘텐츠가 약하면 외면받는다. ‘빅 티비‘ 시대가 가고 맞은 ‘리틀 티비’ 시대에는 더욱 더 그렇다.

하지만 양자간에는 수용자층의 차이가 존재한다. 인터넷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시청한다면 지상파 주시청자의 연령은 좀 더 올라간다. 이혜정은 후자에서 더 유리하다. 인터넷에는 좀 더 핫한 주제나 걸그룹, 미식축구팀 운동코치 예정화 등이 처음에는 유리하지만, 콘텐츠로 어필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요리연구가 이혜정은 인터넷 랭킹은 하위권이지만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효자인 셈이다. 이혜정의 코너가 항상 맨 앞에 위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혜정이 단순히 중년시청자에게 강한 게 아니라, 백종원처럼 화려하지 않고 일상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잘 설명해줘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혜정은 인터넷 시대의 중요한 덕목인 소통에도 강하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면서도 채팅창 글을 일일이 다 읽어나간다. 돋보기 안경을 끼고 읽는 소통 끝판왕이다. 채팅창에 “맛 없어요”라는 글이 올라오면 “먹어봤어?”라고 말한다.

이혜정이 엄마 캐릭터도 지니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장국밥을 만들어 배고픈 스태프들을 불러 먹인다. 네티즌들은 “엄마, 밥줘요” “엄마 저 왔어요”라는 글을 채팅창에 올린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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