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7주년 맞은 싱어송라이터 윤항기의 복귀 의미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싱어송라이터 윤항기(73)가 데뷔 55주년을 맞아 신곡 ‘걱정을 말아요‘가 담긴 골든앨범을 발표한데 이어 오는 4월 30일에는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나의 노래, 나의 인생’이라는 타이틀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올 가을부터는 전국 투어도 할 예정이라고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윤항기는 1세대를 대표하는 록밴드 멤버다. 1959년 대한민국 최초의 록밴드라 할 수 있는 키 보이스(Key Boys)의 일원으로 데뷔했다. 미 8군에서 공연하며 드러머로 활동했던 윤항기는 수많은 음악 장르를 흡수했다. ‘키보이스‘가 대중에게 널리알려진 것은 비틀즈가 활동하던 1960년대초였다.

“저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대에 입문해 팝, 재즈, 스윙, 락앤롤, 트로트, 소울, 알앤비, 발라드 등을 다 시도했다. 가장 편한 것은 팝이다. 키보이스 시절 64년에 부른 ‘정든 배는 떠난다‘는 트로트다. 락 그룹이 어떻게 그런 트로트를 했을까 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과감하게 대중들에게 트로트 팝을 선보였다.”

김희갑이 작곡한 ‘바다가의 추억’과 지금도 여름이면 불려지는 ‘해변으로 가요‘를 크게 히트시킨 후 키보이스를 접고 ‘윤항기와 키브라더스’를 만들어 메인보컬로 활동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장밋빛 스카프’ ‘이거야 정말’ ‘나는 행복합니다’ 등이 계속 히트했다. 윤항기라는 이름이 알려졌다. 73년 ‘나는 어떡하라구‘ 시절에는 알앤비라는 용어는 없었지만 발라드풍의 노래라고 했다. 블루스 장르도 했다. ‘장미빛 스카프’는 전형적인 트로트도 아니면서 팝송도 아닌, 칸소네 스타일의 트로트라고 할 수 있다. 멜로디는 마이너면서 리듬은 뽕짝 스타일이었다.”


윤항기는 밴드 멤버이자 작곡가. 프로듀서, 가수로 다양하게활동했다. 1979년 윤항기가 작곡하고 동생 윤복희가 부른 ‘여러분’은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부른 이후 몇몇 후배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돼 지금은 어린 아이들도 아는 노래가 됐다.

윤항기는 예음음악신학교 총장이자 실용음악학교 설립자면서 예음교회의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86년 아시안 게임 이후 30년간 일반가수로 활동하지 않아 오랜 공백으로 인해 음악 활동이 두렵기는 하지만, 성직자로 활동하는 내내 하루도 음악을 떠난 적이 없다고 했다.

윤항기의 인생을 음악으로 연결해보면 대중음악 스터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걸로 콘서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그는 “원로가수가 설 무대가 없어 안타까웠다. 프랭크 시나트라 등 미국이나 일본은 그렇지 않은데…”라고 했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복면가수 등 방송을 보면 후배가수들이 노래를 너무 잘한다.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이 70년대 중반 대마초 사건으로로 끊어진 적이 있었다. 그것만 아니면 K팝이 벌써 세계적인 음악이 됐을텐데, 10년 이상 뒤지게 됐다. 역사적인 아픔을 겪고, 혼자 음악을 해오고 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보람을 느낀다. 그룹사운드 막내 시엔블루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뒷방에 있을 게 아니라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한류도 한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글로벌한 발전이 계속 돼나가야 한다. 윤항기 개인의 55주년이 아니라, 한국 팝이 뻗어 나가는데 초석이 돼야한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하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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