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씨남정기’이요원, ‘을‘이면서도 ‘갑’에게 큰소리 치는 까닭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의 ‘사이다’ 이요원이 ‘을’의 입장인 러블리 코스메틱 식구들과 부딪히며 이들을 조금씩 조화시키고 있다. 이 중심에는 러블리 코스베틱의 옥다정 본부장(이요원)이 있다.

이요원은 ‘을‘이면서도 ‘갑’에게 큰소리를 친다. 남자 회장실과 목욕탕 까지 와서 할 소리 다한다. 자존심도 지키고 밥그릇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이요원이 이럴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을‘이 실력만으로 ‘갑’을 상대할 수는 없다. 여기에 옥다정 본부장의 매력이 발산된다.


옥다정은 ‘을‘로 사는 고구마 일상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하지만 무작정 큰소리 치는 현실 제로의 판타지만으로는 ‘을’에게 통쾌함을 줄 수 없다. ‘아프니까 을이다’ 같은 무책임한 을에 대한 위로가 아니다. ‘욱씨 남정기‘에는 제법 그럴듯한 근거와 논리로 ‘을‘의 입장을 세워주며 극적 리얼리티를 획득하고 있다. 매번 당하기만 하는 ‘을’에게 위로를 주는 동시에 각성할 계기를 마련해준다고나 할까.

‘욱씨남정기‘를 보다보면 이요원은 우성 ‘갑’인 황금화학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갑의 생리와 헛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을‘의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갑’의 터무리는 없는 소리를 봉쇄 내지는 제압해버린다. 물론 옥다정의 마케팅 안목도 뛰어나다. 출시하는 상품이 히트할 지를 보는 감각 역시 프로답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옥다정 본부장은 ‘갑‘이 접대성 술집에서 계약서에 사인하는 등 남성들이 만들어놓은 질서나, 관행, 관례니 하는 것이 잘못돼 있다며 철저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여자이지만 우리 주위 곳곳에 있는 잘못된 점을 지적해 시정해나간다. 얼핏, 피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를 놔두면 소방법 위반이 돼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준다.

1일 방송된 ‘욱씨남정기’ 5회에서는 또 한 차례 위기를 극복하는 러블리 코스메틱의 모습이 그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자체브랜드 ‘토닥토닥 세럼’을 출시할 수 있게 된 러블리 코스메틱. 팝업스토어 판매 실적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러블리 식구들은 희망을 품고 더욱 힘을 모았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검품장에서 갑작스레 토닥토닥 세럼 박스들이 사라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자 러블리 식구들은 단체로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발을 동동 굴리는 러블리 식구들과는 달리 ‘멘탈 갑’ 옥다정(이요원 분)의 대처는 남달랐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한치의 흐트럼없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우아하게 손님들에게 파는가 하면, 제품 하나하나가 아까운 상황 속에서도 포장이 찌그러진 제품은 가차없이 버려버리는 과감함을 보였다. 심지어 이를 따지는 한영미(김선영 분)에게 “작은 회사라고 그렇게 팔아치울 거라면 차라리 길거리 매대로 나갔어야죠”라며 브랜드회사는 작은 이미지가 브랜드의 인상을 결정짓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옥다정의 활약은 계속됐다. 입소문을 타던 토닥토닥 세럼이 JJ홈쇼핑 론칭 방송까지 진출하게 됐지만 그 기쁨도 잠시. 러블리 식구들은 하다하다 안되니까 옥다정이 전남편이자 JJ홈쇼핑 사장인 장시환(이정진 분)에게 몸로비를 해 홈쇼핑 방송 기회를 따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남정기는 옥다정에게 “그렇게까지 희생하지 말라. 우리 처지가 을이어도 그렇게까지 하진 말라”는 말을 꺼내고 말았다. 이에 발끈한 옥다정은 바로 JJ홈쇼핑 방현아 쇼호스트에 전화를 걸었고, 방현아 쇼호스트는 토닥토닥 세럼의 우수성을 인정해 방송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려줘 남정기를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방송은 황금화학 김상무(손종학 분)의 계략으로 토닥토닥 세럼을 카피한 ‘쓰담쓰담 세럼’이 출시되면서 또 한번 위기에 처하는 러블리 식구들의 모습 끝으로 막을 내려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이에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이요원 같은 상사 있으면 든든하겠다”, “이요원 사이다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러블리 코스메틱이 이요원과 만나 변해가는 모습 흐뭇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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