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마프’ 새로운 드라마 편성에 박수 보내는 이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새로운 드라마다. 일반 드라마에서는 누구의 엄마, 또는 할머니로만 존재하던 연기력 ‘갑‘인 시니어 배우들은 모아놓았다. 김영옥 신구 주현 김혜자 나문희 윤여정 고두심 박원숙 등 캐스팅만으로도 역대급이다. 

이들 연기고수들을 단순히 모아놓기만 한 게 아니라 각자가 자신들의 스토리를 가지고 나온다. 이들이 풀어낼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온갖 클리셰를 반복하던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드라마를 집필하는 노희경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런 드라마를 편성해준 tvN의 뚝심도 평가해줄만하다.

첫회를 보고 들었던 또 하나의 느낌은 나이든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분량도 많은데도 조금도 칙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유쾌까지 한 그들이 살아온 인생도 궁금해진다다. 1회 부제는 “미안하지만, 난 당신들이 궁금하지 않아요”였지만, 곧 “왜 이들 삶이 궁금할까요”로 바뀔 것 같다.

동문회에 가는 차안에서 생리현상을 참지 못하고 뛰어가던 모습, 귀에다 꽃을 꽂아주며 즐거워하던 모습은 우스우면서도 공감이 갔다. 앞으로 이들이 귀엽게 보이기도 할 것 같다.

첫장면부터 나이가 들면서 집안에서 존재감이 사라지고 가족 사이에서 부양의 의무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김혜자가 둘째 아들이 있는 필리핀에 가서도 있기 힘들 수밖에 없음을 알아차리고 귀국해 빌딩 옥상에 올라가기도 하는 등 그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따라갔다.

또 평소 같으면 도도했던 고현정은 여기서는 ‘막내’로 머리채부터 잡히고 나온다. 고현정은 어른들을 상대하느라 힘들어하고, 꼰대가 된 이들에게 수발 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13일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는 꼰대들의 유쾌한 반란을 알렸다. 도합 30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들과 고현정이 빚어내는 연기 호흡, 시니어들의 이야기를 맛깔 나게 또 공감 할 수 있게 그려낸 노희경 작가의 필력 등이 첫 회부터 빛을 발하며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첫회 시청률은 평균 5.1%, 최고 7.0%를 기록했다. 역대 tvN 드라마 중 ‘응답하라 1988’, ‘시그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첫 방송 시청률을 기록함으로써, 2016년 tvN 드라마의 흥행신화를 이어갈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전국 기준)

‘디어 마이 프렌즈’ 1회는 어른들의 이야기엔 관심 없는, 궁금해하지도 않는 청춘 박완(고현정 분)의 시선으로 바라본 ‘꼰대’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불필요한 첨가물을 넣지 않고 시니어들의 일상을 관찰했다”는 노희경 작가의 말처럼, 이들은 극 안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었다. 구멍 따윈 찾아볼 수 없는 배우들의 막강한 연기력과 연륜은 캐릭터에 날개를 달며 본격 시니어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이날 방송은 유쾌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슬프지만 담담하게 그려진 시니어 캐릭터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1시간이었다. 자식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되기 싫어 혼자 자립하게 된 조희자(김혜자 분)의 결심은 가슴 찡한 울림을 전했다. 짠돌이 구두쇠 남편 김석균(신구 분)과 살고 있는 문정아(나문희 분)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세계일주 로망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엄마 장난희(고두심 분)의 성화에 못 이겨 동문회에 따라간 박완은 화를 꾹꾹 눌러야 할 때가 많았다. 어른들의 정신 없는 잔소리와 참견, 시끄럽기 그지없는 동문회가 피곤할 따름이었다. 그런가 하면 흥이 오를 대로 오른 동문회에 나타난 이영원(박원숙 분)은 장난희의 심기를 건드렸다.

두 사람은 과거의 악연으로 머리채까지 잡고 동문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첫 회부터 “누가 꼰대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해?”라는 의문을 말끔하게 씻겨줬다. 말할 필요도 없는 베테랑 배우들의 캐릭터 맞춤 연기와 개딸과 연인의 모습을 넘나드는 고현정의 팔색조 매력 발산, 대사 하나하나에 웃음과 의미를 담는 노희경 작가의 필력, 드라마의 유쾌한 톤앤매너를 담아내는 홍종찬 감독의 싱그러운 연출 등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꼰대찬가’를 부르게 했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꼰대’들과 꼰대라면 질색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청춘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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