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자사주의 마술’ 통한 기업 지배력 강화 제동 걸리나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재벌 총수들의 ‘자사주의 마술’을 통한 기업 지배력 강화에 제동이 걸릴 지 관심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23일 자사주를 이용한 재벌총수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와 편법 경영권 승계를 제한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가 지주회사를 설립 또는 전환하기 위해 회사분할을 할 경우 반드시 자사주를 미리 소각할 것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현행 상법(제369조)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는 의결권이 없다. 그러나 회사를 두 개로 쪼갤 경우 사실상 의결권이 부활하게 된다.

예컨대 인적분할 이전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지분율이 30% 대 70%라고 가정하고, 이 회사의 자사주가 20%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회사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 사업회사에 대한 대주주와 일반지주의 지배력은 44% 대 56%로 소유구조가 왜곡된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술’이다.

제 의원실은 “실제 지난 2013∼14년 당시 자사주 6.8%를 보유했던 대한항공은 자사주를 이용한 회사분할과 주식교환 방식의 유상증자를 잇따라 실시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사주와 인적분할로 총수 지배력을 세 배 이상 늘리는 마술을 부렸다”며 “회사돈을 활용하여 총수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지분구조가 왜곡된다는 점에서 변종 순환출자인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일가의 지분율은 4.91%에 불과하지만 회사를 분할해 자사주의 의결권을 부활시키면 지배력은 17.1%까지 상승하게 된다”며 “이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지주회사로 넘기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 지분을 받으면 자회사 의무보유 비율 20%도 손쉽게 충족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논란의 정점에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각각 12.8%와 10.2%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제 의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재벌 계열사들의 자사주 확대는 주주들을 위한 게 아닌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의 일환”이라며 “대주주의 출연 없이 회사돈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지배구조가 왜곡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제 의원을 비롯 김영춘, 민병두, 박남춘, 소병훈, 손혜원, 이해찬, 임종성, 표창원, 황주홍 등 10명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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