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이 해석한 낭만닥터와 낭만배우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난 16일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27.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미니시리즈로 이 정도의 반응은 대단한 것이다.

여기서 배우 유연석(33)은 흙수저로 태어나 외과의사로 1등을 달리며 출세에 눈이 멀었지만 김사부(한석규)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나 좋은 의사로 성장하는 외과의사 강동주를 맡았다. 유연석에게 대뜸 왜 낭만닥터였을까라고 물어봤다. 유연석은 자신이 해석한 낭만닥터 뿐만 아니라 낭만배우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왜 낭만 닥터였을까? 사전에서 낭만 단어를 찾아봤다. 불어는 로망스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 로망이라 할 때의 단어다. 영어 단어인 로맨틱이라는 느낌도 난다. 낭만닥터는 꿈과 함께 현실을 즐길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낭만닥터가 끝나면서 그 낭만이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를 생각했다. 낭만닥터는 김사부의 모습이고, 낭만배우는 뭘까? 배우란 멀리 있는 존재같지만 사람들 옆에 있는 직업이고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낭만배우라고 생각한다.”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 대본에 피가 많이 묻어있다고 했다. 수술하다 피묻은 손으로 대본을 봤기 때문이다. 수술도직접 했고, 타이도 해봤다. 유연석은 2008년 드라마로는 데뷔작인 ‘종합병원2’도 의사로 나왔다.

“당시 대본들을 하나도 안버려 짐이 많다. 인상적인 것은 의사 연기 실습을 받았던 8~9년 전과 지금은 바뀐 게 많았다는 점이다. CPR(심폐소생술) 원칙도 바뀌어 있고, 심장충격도 과거에는 320줄까지 점차적으로 올렸는데, 지금은 바로 200줄 샥을 주기도 하더라.”

유연석은 성장형 캐릭터 강동주를 맡아 자신의 연기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석규 선배님한테도 많이 배웠다. 첫 드라마가 ‘종합병원2’의 주인공 친구 역이었는데, 당시에는 양세종(도인범 역) 같은 신인처럼 연기를 잘하지 못한 것 같다.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있는 내레이션을 하면서도 많은 걸 배웠다.”


유연석은 내레이션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래서 내레이션이 드라마에 잘 녹아들어갔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원래 내레이션은 제 3자 시각으로 하려고 했지만, 성장형캐릭터인 강동주가 맡는 것도 좋겠다는 감독의 권유로 하게 됐다. 유연석은 틈틈이 영상을 보고 목소리를 체크했다.

“강은경 작가님이 몰입할 수 있게 써주셨다. 내레이션은 강동주의 입장도 있지만, 작가가 대중에게 던지는 질문도 있다. 전달자로 최선을 다했지만, 작가님의 인문학적이고 묵직한 내용 자체가 전달력을 갖추고 있었다. 또 중간에 한석규 선배님이 한번 내레이션을 했는데, 역시 클라스가 다름을 느꼈다.“

유연석은 영화 ‘상의원’(2014년)에서는 한석규와 왕과 신하관계라 별로 말을 못나눴지만, 이번에는 대거리 신도 많아 좋았다고 했다.

우선 강동주라는 캐릭터, 미성숙하고 완성되지 않은 인물이흔들리고 고민하고, 상처도 받는 게 우리 청춘과 닮아 있어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한석규와의 호흡을 통해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배울 수 있었다.

김사부라는 스승은 좋은 분이지만 함께 하면 힘들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는 “까칠하고 칭찬에는 인색하며 원칙에는 철두철미하지만, 뛰어난 제능과 따뜻함이 있다. 실제 한석규 선배님은 실수하면 조언을 해주고 잘하면 칭찬해주는, 부드럽고 인자한 선배였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서현진(윤서정)과 1회에서 키스를 했다. 감정을 쌓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어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민망하고 스태프도 민망했다. 그래서 와인을 한 명 가지고 가 현진과 스태프와 나눠마시고 촬영에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좋아지더라. 가글보다 와인이 더 효과적이다”고 답했다.

그는 이태원에서 와인바 사업을 한다. 포르투갈 여행중 와인바를 보고 구상한 사업이라고 했다. 기자는 인터뷰가 와인바 PPL은 아니죠 라고 농을 걸었다.

유연석은 얼굴이 하얗고, 고생 없이 자란 사람 같지만 오랜무명시절을 겪으며 내공이 단단해진 노력형 배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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