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병역면제 요구에 뿔난 방탄소년단 팬들…왜?

[사진제공=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정치적으로 이용말라”…불편한 기색 역력
-BTS 이미지 악영향 우려…병역 언급 자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예술ㆍ체육 특기자들의 병역 특례 논란 속에서 빌보드차트를 점령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도 군 면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이같은 논란을 내부적으로 불편해하고 있다.

지난 3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트워터에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를 언급하면서 팬들이 분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 의원은 “방탄소년단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병역면제를 못 받느냐”며 “오늘 병무청의 병역특례 제도 재검토 발표 계기는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이올린 등 고전음악 콩쿨 세계 1등은 면제를 받는데 방탄소년단처럼 대중음악 세계 1등은 왜 면제를 못 받느냐는 상식적인 문제 제기가 발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주장이 담긴 뉴스 영상도 게시했다.

그러나 해당 링크에는 “아이돌 그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댓글이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 팬들 대부분 병역과 관련된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이나 팬카페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과 관련된 게시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병역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언급하면 오히려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병역 문제와 관련해 방탄소년단을 언급하지 말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청원인은 ‘방탄소년단(BTS)의 팬덤은 가수의 병역특례건 언급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왜 갑자기 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 문제와 연결이 되어 정부 비판의 용도로 언급되고, 그로 인해 가만히 있던 그 가수가 정치적인 방패막이 용도로 쓰여지며 한순간에 민심의 비판과 몰매를 맞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팬들도 가수도 절대적으로 조심스러워 하는 병역특례 문제는 순식간에 정치적인 이슈로 올라가며 그로 인해 그 가수가 욕을 먹고 조롱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팬들도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병역 문제라는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언급이 있더라도 이에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해 있다는 것이 팬들의 설명이다.

한 방탄소년단 팬인 A 씨는 “일부 연예인들의 군 면제를 위해 방탄소년단을 이용하는 것 같다”며 “정작 팬들 사이에선 월드투어에 집중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인 B 씨는 “병역에 대한 발언이 오히려 방탄소년단을 욕 먹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누가 군대 문제를 꺼내면 다 같이 동조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면 다녀오면 되고, 팬들은 그동안 기다리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 문제에 대해 대중의 시선이 대체적으로 곱지 않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방탄소년단의 병역 혜택을 반대하는 글이 적지 않게 게시되어 있다. 대부분 빌보드 차트 1위가 단순히 병역 면제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대중예술인의 병역 특례를 언급하면서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안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중예술인, 예를 들어 BTS(방탄소년단)는 빌보드 차트 1위까지 해서 분명히 국가에 공헌을 했다”며 “BTS 같은 경우에도 언젠가 은퇴할 거 아닌가”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특례 범위를 대중예술인까지 넓히고 그들이 재능기부를 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 언급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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