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훈장 수상 소감이 더욱 돋보였던 이유 2가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대중문화예술인들의 노력과 성과를 격려하기 위한 정부포상제도인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렸다.방탄소년단은 아이돌 가수로는 최초이자, 최연소로 문화훈장(화관)을 받았다. 한류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우리 말과 우리 문화를 확산시킨 방탄소년단의 업적과 가치를 정부가 제대로 인정해주는 자리였다.

문화훈장은 다른 상들과 달리 방탄소년단 팀이 아닌 7명 멤버 개개인에게 모두 수여됐다. RM(24·본명 김남준), 슈가(25·민윤기), 진(26·김석진), 제이홉(24·정호석), 지민(23·박지민), 뷔(23·김태형), 정국(21·전정국)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한 명씩 훈장을 받았다.

관례대로라면 방탄소년단이 정부의 문화훈장을 받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방탄소년단의 업적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문화훈장은 한 해에 6명 이상 줄 수 없다. 멤버가 7명인 방탄소년단만으로도 훈장 정원 초과다. 방탄소년단은 수공기간도 훈장 수여 요건에 못미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방탄소년단의 훈장 수여를 특례로 만드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이 아닌 그룹형 가수들은 통상 팀에게 주는 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날 훈장은 개인에게 향하는 상인 만큼 방탄소년단 멤버 개개인에게 의미가 각별했다.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할 때마다 ‘아미’들의 함성과 응원이 이어졌다.

모두 한사람씩 수상소감을 전했고, 멤버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상을 받게되자 더욱 떨렸다고 했다. 각자의 인증샷도 올렸다.

이날 BTS의 수상소감은 두가지 점에서 멋이 있었다. 하나는 멤버들이 각자 수상의 말을 하는 밸런스 문제이고, 또 하나는 수상소감의 내용이었다.

평소 시상식이나 토크쇼에서 토크는 리더이면서 영어를 잘하는 RM이 이끈다. 이날만은 RM이 말을 아꼈다. 다른 곳에서는 RM이 말을 많이 해서 좋았고, 이날은 RM이 말을 적게 해서 좋았다.

리더 RM은 수상 소감으로 “아미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오늘은 멤버들이 말을 많이 할 것이다”고 짧게 말하고 빠졌다. 다른 멤버들을 좀 더 부각시키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이어 진은 “외국의 많은 분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한글 공부도 많이 한다고 하셔서 뿌듯하다. 우리 문화를 좀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뷔는 “지금 제 마음속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미들에게도 좋은 날이다”고 했다. 슈가는 “국가대표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지민은 “평소 리더 형(RM)이 앞에 나와 말하다가 막상 나오니 심장이 폭발할 것 같다. 저희들과 회사 직원 매니저, 팬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게 의미가 크다. 이 상은 여러분의 몫이다”고 말했다.

정국은 “값 비싼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솔직히 이 상은 저희한테는 과분한 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노력하라고 주신 상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다. 항상 좋아해주시는 아미들에게 감사하다. 세계에서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알리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제이홉은 “‘방탄소년단의 희망’이라는 말을 써왔는데, 정말 저희가 대중문화의 희망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 영광이다. 화관문화훈장, 결코 가볍지 만은 않다. 많은 스태프들 노고와 방탄소년단의 피와 땀, 전 세계 아미 여러분의 함성이 담긴 무게 있는 상이다. 아미 사랑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은 배우 이순재, 가수 겸 제작자 김민기, 가수 고(故) 조동진이 받았다. 보관문화훈장은 배우 김영옥, 지휘자 겸 작곡가 김정택, 방송작가 김옥영이 수상했다.

대통령상은 가수 심수봉 윤상, 배우 김남주, 희극인 유재석, 성우 이경자, 모델 김동수, 음향 디자이너 고(故) 김벌래 등 7명이 받았다. 국무총리상은 가수 강산에 최진희, 희극인 김숙, 배우 故김주혁 손예진 이선균, MC 전현무, 성우 강희선 등 8명에게 주어졌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록밴드 국카스텐, 배우 김태리, 그룹 레드벨벳, 희극인 박나래, 분장전문가 강대영, 뮤지컬 예술감독 김미경, 작사가 김이나, 성우 이선 등 8팀에게 수여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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