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최초 마리화나 합법재배 허가업체 ‘알케미스트’
의류공장을 실내재배시설로 변환
LA다운타운의 의류산업이 업종변환을 한다면 어떤 분야가 적합할까.최근 봉제를 비롯한 LA다운타운 의류업계가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누구나 고민해볼 만한 화두일 것이다. 제임스 진이라는 프리미엄 진을 15년 이상 생산해온 제임스 정씨는 그같은 문제에 거리낌없이 답한다.
“마리화나 산업이 솔루션이다. 의류업체들이 운영해온 다운타운 일대의 무수한 공장과 창고를 마리화나 재배시설로 바꾼다면 그동안 의류업으로 지탱해온 것 이상의 생산과 발전을 기대해도 좋다”
가주에서 합법화됐다고 하지만 마리화나를 대놓고 비즈니스로 내세우기에는 뭔가 꺼림칙하다. 무엇보다 제1금융권에서는 마리화나 관련 사업자에게 여전히 ‘융자 불가’다. 그런 현실에서 LA다운타운의 의류산업이 마리화나 비즈니스로 방향전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정씨는 누구인가. 돈키호테일까.
LA다운타운 이스트 올림픽 블루바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에스페란자 길에서 우회전하면 오른편에 허름한 공장건물이 1400이라는 번지수를 달고 있다. 정씨가 북가주의 투자자 콘래드 윤씨와 2017년에 공동으로 설립, 지난해 11월 LA시 정부로부터 최초로 합법적인 마리화나 재배허가를 받은 ‘알케미스트(Alkhemist)’ 헤드쿼터이다.
9일 오전 11시 이곳에선 늘씬한 모델들이 동원된 가운데 50여명의 게스트와 미디어가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테이프 커팅 행사가 열렸다. LA시 관할 지역에 생긴 최초의 마리화나 실내재배 시설을 공개오픈하는 날이다. 5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옛 의류공장 시설을 개조, 최첨단 재배시설로 마리화나를 기르고 있는 현장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알케미스트는 LA시로부터 재배허가를 최초로 얻어냈을 뿐 아니라 ▲최초의 상용화 승인 ▲ 고성능 에너지 효율 LED클러스터를 사용하는 최첨단 옥토(Octo)LED 조명 시스템 최초 설비 ▲최초의 3단 수직형 실내 생산재배 ▲최초의 원격 자동화 청정실험실 운영 ▲LA 도시 집단농장(Urban Farming Collective·LAUFC)의 표준 COC(Certified Organic Cannabis ™) 최초 인증 등 마리화나 사업에 필요한 각종 허가와 설비에서 두루 ‘최초’가 됐다.
가주정부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대신 살충제 및 기타 유해 물질에 대한 다양한 제로 허용 규제를 채택, 공중 위생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알케미스트는 그같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실험실 내부 패널부터 항 박테리아 바닥 코팅, 교차 중복 형 HVAC 시스템, 열 완화 LED 조명 및 무선 통합 환경 제어에 이르기까지 인프라에 약 1천만달러를 투자, 까다로운 시정부의 재배 허가를 받기에 이르렀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알케미스트는 재배에서 원료추출, 가공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마리화나 사업의 토탈솔루션 기업인 셈이다. 알케미스트의 CEO를 맡고 있는 정씨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변호사에서 청바지 회사를 거쳐 마리화나사업에 뛰어들기 까지 한의사 자격증까지 따낸 열정파다.
“많은 한인 의류업체들이 기존의 공장부지 등 부동산을 마리화나 실내재배용도로 변경하면 4차산업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를 무궁무진 만들어낼 것이다” 정씨의 장담은 멈출 줄 모른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