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이민 자금 인상 앞두고 막판 투자자 쇄도

eb5-visa_0미국 투자 이민(EB5)을 위한 투자금이 다음달 21일부터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막판돌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투자이민 프로그램의 최소투자금액이 다음달 21일부터 TEA(고용촉진지역)은 기존 50만 달러에서 90만 달러로, 비TEA 투자금액은 100만달러에서 180만달러로 인상됨과 동시에 TEA 지역 지정 주체가 주정부에서 연방정부로 변경되면서 미국에 몰려드는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EB-5를 위한 주요 프로젝트 대상 지역이 이번 변경안을 통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 또는 경제 낙후 지역들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던 투자자들까지 이민 시기를 앞당기기 시작했다. 취업 비자나 가족 이민 관련 규정 강화 또한 투자자들의 이민 신청을 앞당긴 요인으로 알려진다.

미 전역의 개발사들과 연계해 다양한 EB5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 관계자는 “EB5 가능 프로젝트에 대해 문의하는 투자자가 규정 변경이 발표된 이후 크게 늘고 있다”며 “이전에는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자를 찾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일부 투자자에게 거절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EB5 투자자의 경우 단순히 돈만 넣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자녀의 신분, 거주지 등 연결된 문제가 많아 더욱 적극적이다”며 “투자금 규정을 올린 것이 지난 30년이래 처음일 뿐 아니라 투자 가능 지역에 대한 규정도 변경될 수 있어 투자자들이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업자들은 이번 규정 변경이 미 부동산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간 EB5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던 다수의 프로젝트들은 이번 규정 변경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제한됐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 인근에 EB5 프로그램 연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 개발사 관계자는 “그간 중국 등에서 EB5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온 투자자들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해 왔었는데 이제는 투자금 인상은 물론 투자 지역에 대한 규정도 까다로워져 당장 융자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특히 투자 가능 지역이 소도시 또는 경제 낙후 지역들로 한정된다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리저널 오피스의 약 2/3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다고 보면 된다. EB5 프로그램은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자가 극히 낮고 심지어는 70% 이상은 손해를 본다. 그간 많은 개발 프로젝트들이 이런 눈먼 돈을 잘 사용해 온 것인데 정부의 규정 변경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숨지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도 EB5 규정 변경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이민법 변호사는 “EB5의 겨우 소위 말해 꼼수가 있더라도 실제 그만큼의 돈이 들어와 미 경제를 위해 쓰여진다는 것에 크레딧을 줘야 한다”며 “이들이 투자한 돈은 지역경제 개발에 사용되며 그 대가로 미국에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은 서로 윈- 윈이지 손해가 아니다.

실제 EB5 프로그램이 지난 2008년 약 3억달러에서 2018년 57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은 그 효과를 증명한다. 규정을 변경해 EB5가 줄어들면 과연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일반 이민방식으로 미국에 들어와 돈을 투자할지 의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EB5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계 이민자들이 줄어드는 것은 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중국계 이민이 감소하더라도 최근 급증하는 라틴계 이민으로 이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미 정부의 계산으로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남미 투자자가 꾸준히 유입되면 중국 자본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는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EB5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이런 계산이 남미 투자자와 중국 투자자의 성향 차이를 모르는 것에서 온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EB5 프로그램 전문가들은 “중국계나 아시아계는 EB5의 목적을 미 영주권 이어 시민권 취득에 두고 있지만 남미 투자자는 투자 대비 수익성에 더 관심이 많다. 지금은 남미 경기가 최악인데 반해 미국 경기는10년 이상의 장기호황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에 적극적이지만 미국 경기가 하강세에 접어들어 수익성이 떨어지면 이민자의 수도 다시 급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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