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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기획조정실장(차관보급)으로 재직 중인 김완중 전 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가 책을 냈다.
‘나성에 가면’(2021, 컬처플러스/288쪽)이라는 책 제목은 다들 알다시피 유행가에서 따왔다. 미국 이민이 크게 늘었던 1970년대말 세샘트리오가 불렀던 대중가요는 LA한인사회의 주제가처럼 여겨져 왔기에 거기서 비롯한 제목은 친근하다. 또 그만큼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 지 짐작이 갔다.하지만 속단이었다.
프롤로그를 거쳐 5개의 주제로 구성된 차례를 훑다보면 뻔한 LA의 일상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라는 집필의도가 분명해진다. 유행가에서 풍겨낸 상투적인 이민생활의 애환은 눈꼽만큼도 없다.
288쪽 가운데 6할에 가까운 분량이 미주한인독립운동사와 그 유적, 후손,그리고 입양인들의 뿌리찾기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관한 진지한 스토리로 가득 차 있다. ‘뿌리와 존재’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도산’ ‘역사의 아이러니’로 분류한 주제들이 그러하다.
나머지 100여쪽 또한 ‘총영사의 무게’ ‘한계국가’ 등의 주제 아래 수감생활이나 노숙자 등 어려움에 처한 현지 한인과 재외국민보호, 영사조력의 실례 등을 경험적으로 풀어놓으며 결코 가볍지 않은 외교영사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건물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1900년대 초 사용한 태극기와 대한독립선언서·독립의연금 영수증 등의 사진 일부를 부록으로 실어 마지막 장까지 남가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사적 의미를 놓지 않고 있다.
저자는 2017년 12월 27일부터 2020년 5월 14일까지 2년여 동안 LA 총영사로 일하며 작성한 ‘영사 일지’를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LA에 부임한 첫날부터 귀임하는 날까지 “외교현장에서 목격한 왜곡된 현실과 영사로서의 절실한 고민이 그 자리에서 순간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기록을 남기기로 실행했다고 한다. LA총영사관이 발행한 소책자 ‘LA바로알기’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게 됐다고도 밝혔다.
저자는 “이 수기를 통해 질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 오늘을 숨 쉬며 내일을 열어가는 80만 LA 동포를 비롯한 750만 해외 한인의 마음을 전하고, 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계국가의 절실한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한다.이어 “대한민국의 포용적 재외동포 정책에 작은 물결이 되길 소망한다”라며 “몸은 LA를 떠났지만 마음의 짐은 여전히 LA에 두고 있었는데 이제야 LA동포 한분 한분께 감사의 작별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나성에 가면’은 교보문고 웹사이트(http://www.kyobobook.co.kr/)에서 직접 주문하거나 반디북스(http://www.bandibookus.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LA반디북스(전화 888-880-8622)에서는 $16.53에 판매하며 주문하면 일주일 정도 걸려 책을 받을 수 있다. 저자 인세는 LA의 입양단체 스티븐 모리슨 엠펙에 전액 기부된다. 황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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