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하브라 싱크홀 4년째 방치…주민들 “날마다 불안에 떤다”

라 하브라 코요테 콘도 싱크홀
4년전 라 하브라 소재 코요테 콘도 코트야드 쪽에 발생한 싱크 홀, 여전히 보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캡처= ABC7 뉴스>

“너무 불안해서 잠이 안 와요”

오렌지카운티 라 하브라 소재 코요테 빌리지 콘도(925 W. Imperial Highway )컴플렉스에 거주 중인 K씨는 이른 아침 가족들을 깨울까 몰래 문을 열고 나와 단지 내 코트야드로 향한다. 지난 2019년 대규모 싱크홀이 발생했던 바로 그 곳이다.

최근 연이어 폭우가 퍼붓자 이 싱크홀은 마치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공동(空洞 아무것도 없이 빈 것. 또는 그 구멍.)이 되어 버렸다. 넓이만 100피트, 깊이는 30피트가 훨씬 넘는다고 한다.

HP러브 크래프트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심연의 구멍이 내 집 앞마당에 펼쳐진 것이다.

지난 4년간 달라진 것이 없다. 싱크홀 보수 비용을 두고 시 정부와 끝없이 싸우고 있는 사이 이런 저런 핑계로 HOA 비용은 400달러나 올랐다.

거주민의 당연한 권리인 어메니티(테니스장과 수영장 등 편의시설)은 사용도 못해봤다.

말로는 주 정부가 800만달러의 보수 비용을 준다던데 시 당국과 콘도 소유주 협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여기에 싱크홀이 생긴 곳으로 지나가는 스톰 채널에 대한 소유권 및 관리 의무를 두고 오렌지카운티 홍수 조정 당국과 라 하브라 시 등이 법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K씨는 “4년전 생겼던 싱크홀이 매일 커지고 있으니 정말 불안하다. 출근하다 보니 벌어진 틈새로 아이들이 내려가 인증샷을 찍고, 파이프와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장난까지 치던데 자연재해에 인재까지 겹칠까 걱정이다”고 한숨지었다.

콘도 주민들에 따르면 싱크홀에 따른 직접적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건설 엔지니어들은 “현재 싱크홀과 콘도 사이 간격이 좁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가속화되면 건물 일부가 싱크홀 방향으로 쏠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과부화로 인해 재난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미리 막아야 한다”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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