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 0시께 진행될 예정이었던 부산 광안리 드론쇼 리허설 모습. [X(옛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갑진년 새해를 맞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드론 쇼가 통신 장애로 돌연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파에도 현장을 찾은 수만 명의 시민들은 행사 취소에도 사과조차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이날 0시를 전후로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에서 드론 2000대를 동원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공연은 이날 0시 기준 3∼4분 전부터 드론을 띄운 뒤 하늘에서 2024년을 앞둔 카운트다운 숫자를 연출하고 '청룡' 이미지를 밤하늘에 수놓을 계획이었다.
현장에는 8만2000여명의 시민이 몰렸는데, 공연은 갑작스러운 통신 장애로 늦어지더니 결국 0시 30분께 취소됐다.
현장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수만 명의 시민은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표출했다. 온라인상에는 이 공연을 보기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숙소를 평소의 2∼3배의 값을 내고 수개월 전 예약했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특히 공연 전 리허설이라고 알려진 영상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큰 기대를 안고 온 이들이 많았다.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한 시민은 "광안리 해수욕장을 둘러싼 건물과 백사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면 관람객은 족히 10만명은 넘을 것"이라며 "대부분 밤 12시가 지났는지도 모른 채 2024년을 맞이했는데 몇 시간 동안 벌벌 떨면서 기대한 사람들의 시간과 실망, 고생은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시민에게 방송으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지연된 것도 오버지만 아예 취소된 게 레전드다. 이거 보려고 부산와서 호텔잡고 한 사람들도 잇을 텐데, 나도 못본채 터벅터벅 2024 진행중", "광안리 드론쇼 지연에 연기, 진짜 웃퍼서(웃기고 슬퍼서) 눈물난다", "이런 새해 드론쇼하나도 제대로 진행 못하면서 엑스포 유치를 하겠다고 유난을 떨었던 거냐. 광안리에 있는 몇만 명은 그냥 집에 가란 거냐" 등 행사 취소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오래 기다려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공연을 취소하기까지 30분 동안 여러 차례 공연을 재개하려 했지만,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급박한 상황인지라 현장에서 사과 방송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수영구청장 명의로 공식적인 사과문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영구는 이날 오후 7시쯤 드론 쇼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