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70여년 한국거래소 독점 깰 ‘미니 거래소’” [헤경이 만난 사람]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유혜림 기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한국거래소가 아닌 또 다른 통로로 사고 팔 수 있는 ‘미니 거래소’입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최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여전히 생소한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란 개념에 대해 설명할 때 사용하는 한 마디다.

대체거래소 대표로 자신을 소개할 때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원자재 등 ‘대체투자’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의 수장으로 자주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는 김 대표는 “기존 주식 거래 통로에 더해 새로운 통로가 뚫린 것이다. 1차로에 불과했던 주식 거래 고속도로가 2차로로 확장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범이 예정된 ‘1호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무사히 닻을 올릴 경우 지난 1956년 이후 70년간 이어졌던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리고 주식거래소도 투자자가 직접 ‘고르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대체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증권은 한국거래소 상장 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로 제한된다.

대체거래소 도입 근거 법안이 마련된 이후 넥스트레이드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진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시작점은 지난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첫 시도는 지난 2015년 금융투자협회와 대형 증권사 7곳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과도한 거래량 제한으로 대체거래소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금투협과 증권사들의 주장에 전체 시장의 5%까지 점유할 수 있으며 최대 10% 종목까지 거래할 수 있다던 기존 규제는 지난 2017년 전체 15%, 종목 30%로 완화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대체거래소 설립 작업은 한국거래소 본사가 소재한 부산시와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난 2019년 다시 재추진된 후 지지부진했던 대체거래소 설립 작업이 속도를 높인 것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촉발된 ‘동학개미운동’ 덕분이었다.

거래량 급증에 대체거래소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참여사 역시 대폭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와 금투협이 주도해 지난 2022년 11월 설립된 넥스트레이드는 이후 34개 증권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자본시장에선 이미 1998년부터 대체거래소가 운영되며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선 지난 2021년 말 기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대체거래소 수만 62개에 이른다. 유럽 대체거래소(MTF)는 지난 2020년 기준 142개가 운영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8%, 유럽에서는 18%, 일본에서는 8%의 증권 거래가 대체거래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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