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수 제품들 [서울장수 제공] |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주요 막걸리 제조사가 인력을 충원하며 지방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수도권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충남 천안에 공장을 지어 지방 공략을 본격화한 지평주조에 이어 서울장수도 올해부터 판로 개척에 속도를 낸다.
5일 주류업체에 따르면 서울장수는 올해 지방 인력을 대거 확충해 유통가를 공략할 계획이다. 지방 주류시장을 타깃으로 한 새 브랜드도 출시한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방 시장 개척을 위해 우선 지방 인력 충원을 큰 폭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장수는 지난 1962년 설립한 국내 탁주 제조업 단체인 서울탁주제조협회의 산하 법인으로, 서울과 경기권을 기반으로 한 주조회사다. 수도권 지역이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장수가 지방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은 소비기한이 1년인 살균 제품이다. 진천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월매’, 플레이버 막걸리 ‘달빛유자’, ‘허니버터아몬드주’ 등이 대표적이다. 양조장은 현재 서울에 6곳, 충청북도 진천에 1곳이 있다. 서울에서 만드는 막걸리는 생막걸리로 소비기한이 14일이다. 짧은 소비기한으로 지방 유통에는 한계가 있다.
막걸리 시장의 침체도 지방 전략의 주요한 배경이 됐다. 실제 국세청 통계 포털에 따르면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탁주(막걸리) 출고량은 2018년 40만2580㎘에서 2022년 34만2517㎘로 급감했다.
지평주조가 지방에 막걸리 생산 공장을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평주조는 1925년 경기 양평군 지평리에서 지평양조장으로 시작한 회사다. 지난해 5월 천안 공장을 완공하며 연간 전체 탁주 시장의 20%에 해당하는 4만6000㎘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수도권 기반 막걸리 주조사들이 지방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 내 제조사와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주조의 전주 쌀막걸리, 대구탁주의 불로막걸리, 울산탁주공동제조장의 태화루 쌀동동주 등이 주요 경쟁상대다.
지역 막걸리 제조사 관계자는 “수도권 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대형사의 마케팅은 공격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 막걸리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