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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전 세계 가상자산 투자자의 눈이 ‘크립토스프링(Crypto Spring, 가상자산 활황기)’을 맞이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 쏠리고 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과 관련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관련한 첫 결정을 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한편, 미 SEC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소식에 돌연 급락세를 맞이하는 등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두고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대규모 기관 투자자금이 유입돼 비트코인 상승세가 또 한번 탄력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점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 11곳이 미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첫 신청의 답변 시한이 오는 10일(현지시간)이다. 바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돈나무 언니’란 별명으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와 21셰어즈가 공동 신청한 건이다.
그동안 미 SEC는 수차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승인을 연기해왔다. 하지만, 이번은 최종 시한으로 승인 또는 비승인이란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한이 다가올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요동치고 있다.
작년부터 상승세를 탔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일 전일 대비 5.2% 올라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4만500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가상자산 업계 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최종 출시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미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상품 최종 승인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베스코와 함께 현물 ETF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를 통해 “큰일이 다가오고 있다(Big Things Coming)”이란 의미심장한 멘트를 날렸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상품(GBTC)의 ETF 전환 신청서를 제출한 마이클 소넨샤인 CEO도 3일(현지시간) “이번 주, 큰 일이 있을 것(Big work week)”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불과 하루 만에 10% 넘게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며 4만달러 선까지 위협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인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 마르쿠스 틸렌이 “미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0% 급락해 3만60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부정적 보고서를 내면서다.
매트릭스포트는 ▷게리 겐슬러의 가상자산에 대한 엄격하고 회의적인 태도 ▷미 민주당이 sec의 투표 권한을 장악하고 있다는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1월 중엔 어떤 상품도 승인 받기 힘들 것이며 최종 승인이 오는 2분기에야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다수의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은 매트릭스포트의 보고서에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분석가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X를 통해 “우리는 현물 ETF 승인 가능성과 관련된 소식밖에 듣지 못했다. 매트릭스포트가 어떤 출처에 의해 이런 분석을 내놓은 것인지, 단순히 예상으로 의견을 낸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후 발추나스 분석가는 SEC가 현물 ETF 발행사들과 19b-4 문서 의견 조율을 위해 나스닥, 시카고상업거래소(CBOE),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만약 SEC가 승인을 거절하거나 연기할 것이라면 이런 번거로움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1월 내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낙관론자들은 설사 SEC가 현물 ETF 승인을 거절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갑자기 하락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대형 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다음 데드라인인 오는 3월15일까지는 투자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는 4~5월이면 비트코인 채굴량(공급)이 급감하는 반감기가 도래하는 것도 가격 폭락을 막을 안전장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