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우리금융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기존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으로 진행되던 IT개발 업무 체계를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하며, 약 950명의 직원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150억원가량의 비용절감을 이뤄냈다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IT거버넌스(의사결정 체계)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직후부터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이 이어졌다. 우리에프아이에스(우리FIS)가 우리은행·카드 등을 대신해 IT 업무를 수행해 온 셈이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그룹 신 IT거버넌스’를 주요 경영 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의 ‘IT 개편 협의체’를 구상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말 우리금융 노사가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카드로 재배치되며 ‘IT 거버넌스 개편’이 마무리됐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우리FIS 직원 중 은행 전담인력 780명이 우리은행으로, 카드 전담인력 170여명이 우리카드로 이적해, 우리FIS 직원 중 90% 이상이 담당 업무에 따라 재배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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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은 IT거버넌스 변화로 인한 기대효과를 ▷개발기간 최대 50% 단축 ▷연간 150억원 비용 절감 ▷현업직원의 IT역량 향상 ▷IT 내부통제 강화 등 4가지로 꼽았다.
우선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가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줄어든다. 옥 부사장은 “모바일뱅킹 등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직원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인력이 한 팀이 되어 이루어진다”며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내로 최대 50%이상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카드 및 자회사 간 기획 및 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절감되는 비용은 은행 130억원, 카드 20억원 등 150억원으로 추산된다. 자체적인 IT 개발역량 축적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IT 내부통제도 강화된다. IT 내부감사 조직이 기존 단수 통제에서 ▷사업부서 ▷IT그룹 ▷본부감사 등 3중 체계로 재편되면서다.
우리금융은 향후 슈퍼앱(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실제 오는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옥 부사장은 “IT거버넌스가 자리 잡으면 슈퍼앱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사용자 개선요청 속도도 빨라져 경쟁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 활용 역시 새로운 IT거버넌스에 따라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는 3월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뱅커’를 선보인다. 아울러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플랫폼 구축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임직원들의 숙원이었던 은행·카드·FIS 간 IT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한 차원 높였다”며 “재정비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