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기부족 탓 여객열차 전복…사망자만 수백명”

미국 공영 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지난달 북한 평양을 출발해 함경남도 검덕(금골)으로 향하던 열차가 전기부족으로 전복돼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미국 공영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함경남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6일 저녁 평양-금골행 열차가 단천 일대에서 전복됐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25일 오전 평양을 출발한 열차가 동암역에서 급경사가 시작되자 기관차 견인기 전압이 약해 헛바퀴를 돌다가 뒤로 밀렸고, 열차가 탈선됐다.

소식통은 “기관차 바로 뒤에 연결됐던 두 개의 상급열차는 탈선되지 않고 기관차와 함께 단천역까지 밀려 내려와 정차하면서 상급열차에 탔던 간부들은 살았고, 나머지 7개의 열차에 탔던 주민들은 대부분 사망했다”고 RFA에 밝혔다.

소식통은 이번 사고로 전복된 7개의 차량에 있던 인원이 4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일은 27일 시작한 노동당 연말 전원회의가 개최되기 전날로, 당국이 사고 발생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단천일대를 비상구역으로 선포하고 주민여론 통제에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열차가 전복된 단천일대에서 구출된 중상자들은 단천시 병원에 호송됐으나 항생제를 비롯한 해열제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대부분 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열차에는 단천 검덕광산으로 집단 파견을 나가던 20대 청년들과 생계 유지를 위해 장사를 나가던 여성주부들이 많았다고 RFA는 보도했다.

소식통은 시신처리 전담반이 사고 현장에서 신분증도 없고 시꺼멓게 얼어든 시신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하면 단천병원 시체실에 쌓아놓는데, 이 작업은 이달 말까지도 마무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단천일대는 급경사 철로로 인해 사고가 빈번하다고 한다. 1998년 11월에도 평양-금골행 열차가 정전사고로 전복돼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단천 주변 고개에서는 해마다 겨울이면 자동차 추락 사고도 빈번하다고 RFA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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