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사태에 커피값도 들썩…베트남 대신 브라질로 수입처 변경 [커지는 중동분쟁]

18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폭탄 운반 무인기의 공격을 받은 미국 소유의 함선 겐코 피카르디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세력인 후티의 홍해 공격으로 상선들이 우회 경로를 선택하면서 원두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아예 수입처를 변경하는 곳이 생기며 무역의 흐름까지 바뀌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수입상들이 홍해 사태로 인해 운임이 치솟고 운송이 지연되자 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으로부터 원두 구매를 피하고 있다. 대신 브라질 등 다른 지역에서 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저가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품종인 로부스타 원두를 거의 베트남 등지에서 수입하는데, 베트남 원두를 실은 상선은 홍해를 거쳐 들어온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후티 무장세력이 홍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상선을 공격하며 무역 통로가 붕괴되자 로부스타 선물 가격에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만 3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국가의 건조한 날씨 탓에 전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생산이 줄어 원두값이 이미 60% 이상 올랐는데 여기에 추가로 더 오른 것이다

베트남의 주요 커피 생산제조업체인 푹신(Phuc Sinh)은 홍해 사태 이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보내는 운송 비용이 크게 늘면서 운송이 부진해졌다고 밝혔다. 푹신 회사 총책임자 판민통 법인장은 “컨테이너 당 4000달러(약 535만8000원)로 운임이 약 7배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수입상들은 브라질 원두 수출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의 물류기업 애로우스트림(ArrowStream) 수석 상품 분석가인 존 굿윌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뭄과 홍해 사태가 맞물리면서 로부스타 시장 점유율이 브라질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계 로부스타 원두 물량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했던 베트남을 브라질이 다 채우지는 못하고 있어 커피 무역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