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호라이즌 유럽’ 착수회의 모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유럽 유수의 산·학·연과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에 나선다.
에너지연은 유럽연합(EU)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 중 고성능 유연 탠덤 태양전지 기술 선도를 위한 컨소시엄에 공식 선정돼 탄소중립 기술혁신을 위한 협력 연구에 착수한다.
‘호라이즌 유럽’은 1984년부터 시작된 유럽연합 다자 연구혁신 재정 지원 사업으로, 개별 회원국이 추진하기 어려운 연구혁신 사업을 유럽연합 차원에서 추진함으로써 유럽의 자체 과학기술 역량과 추진력을 확보하고 유럽 연구자 간 결속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컨소시엄에는 독일 최대 국책 연구조직인 헬름홀츠 연구회 산하 헬름홀츠 베를린 재료·에너지 연구소(이하 HZB)를 비롯해 유럽의 산·학·연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17~18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착수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연구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과제는 통상의 단일접합 태양전지가 가진 효율의 한계와 한정적인 사용 환경을 동시에 극복하는 ‘초경량 유연 태양전지 개발’을 목적으로 3년간 수행된다.
핵심은 초경량 유연 다중접합 태양전지 개발이다. 연구진은 CIGS 박막과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순차적으로 적층하는 구조를 집중 연구해 초고효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경우 이미 HZB를 비롯한 선도 기관에서 30% 이상의 초고효율을 달성했으나 초경량 유연 박막으로는 달성된 바 없어, 이번 과제를 통해 초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유연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접합한 4단자형 페로브스카이트, CIGS 탠덤 태양전지로 24.5%의 고효율도 달성한 바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살펴보고 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하는 HZB는 에너지연과 지난 10여 년간 박막 태양전지, 우주용 경량 태양전지 등의 분야에서 인력교류, 논문 공동게재 등을 통해 파트너쉽을 축적해 왔으며, 이번 컨소시엄에서도 하부셀 고도화와 상부셀 적층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국가전략과 정책방향에 부응하는 이번 호라이즌 유럽 협력사업을 통해 유럽 선도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탄소중립 기술혁신에 기여하겠다”며 “HZB와도 수소, 이차전지, 촉매 분야 등을 포함한 청정 에너지 기술 전반으로 업무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장은 “태양광 기술은 탄소중립 구현에 가장 중요한 분야로 중국의 경쟁과 기술적 제약,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과기정통부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에서 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면서 “이번 협력 사업은 고성능, 초경량, 유연 다중접합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해 민간과 국방·우주·항공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차세대 태양광 시장 개척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