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건설’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발표, 당초보다 늦어진다

월성원전 전경.[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2024∼2038년 적용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초안) 발표가 당초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신규 원전건설을 포함하기 위한 전력 수요 전망을 놓고 실무위원들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석탄퇴출여부와 전체 발전원 중 액화천연가스(LNG)발전비중도 조율이 필요한 쟁점사항이다.

23일 에너지 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제11차 전기본 초안은 당초 지난 19일 확정돼 오는 24일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초안 발표가 이르면 다음달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안발표 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관계 부처 협의, 공청회, 국회 보고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 제11차 전기본이 확정된다.

11차 전기본은 ‘탈원전 정책 폐기, 원전 산업 생태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새 원전 건설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간다면 지난 2017년 박근혜 정부 때 계획한 7차 전기본 이후 9년만이다. 전기사업법을 바탕으로 정부는 2년마다 향후 15년에 걸쳐 적용될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전력 수급 전망을 바탕으로 발전 및 송·변전 설비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긴다.

이에 따라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전력 수요 전망이 전제돼야한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될 경우, 수요전망이 과학적인 기반을 통해 이뤄졌는지를 놓고 대대적인 조사나 감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소 2~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이 11차 전기본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문재인정부 시절 백지화한 천지 1~2호(영덕)와 대진 1~2호(삼척) 건설 계획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 전기차 확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지난 4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전환 부문 목표 400만t 상향 조정 등 급변하는 전력 수급 여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예상 전력 수요인 10기가와트(GW)만 해도 현재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달한다. 또 신규 원전 포함시 전력계통을 어떻게 연결할 지도 실무의원들간 최종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차 전기본 초안에서는 석탄퇴출을 전제로 LNG발전비중도 확대할 전망이다. 10차 전기본에서 LNG발전 비중을 비현실적으로 축소한 점을 보완한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지난해 1월 10차 전기본을 확정하면서 LNG발전 비중을 2036년까지 9.3%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2034년까지 30.6%를 제시한 9차 전기본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너지안보차원에서 석탄 영구 퇴출을 놓고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체계상 기저 전원은 원전과 석탄 발전소가 주로 맡아왔다. 11차 전기본을 통해 원전 비중 확대 등 장기적 에너지 믹스 목표에 추가 변화가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이 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확정된 10차 전기본(2022∼2036년)에서는 2036년 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원전 34.6% ▷ 석탄 14.4% ▷액화천연가스(LNG) 9.3% ▷신재생 30.6% ▷수소·암모니아 7.1% ▷기타 4.0%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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