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 1.4%…전년 절반 수준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가 1.4% 성장했다. 한국은행과 정부 전망치를 달성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역성장을 기록한 2020년 이후 최저치일 뿐더러 2022년(2.6%)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정부소비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급감했다. 정부소비는 2000년,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지출과 연구개발(R&D) 산업이 얼마나 줄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한국은행은 25일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별 성장률(전분기대비)은 수출 급감과 함께 2022년 4분기(-0.3%) 뒷걸음쳤다가 지난해 1분기(0.3%) 반등한 뒤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에 걸쳐 네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4%로 집계됐다.

지난해 GDP에 대한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증가 전환했으나, 민간소비, 정부소비, 수출 및 수입은 증가폭이 축소했다.

이 중 지난해 정부소비 성장률은 1.3%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0.7% 이후 2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1998년 -2.9% 이후 최저치인 1.6%를 나타냈다.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2022년 성장률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도 크게 줄었다. 2023년 민간소비 성장률은 1.8%에 그쳤다. 보복소비 효과를 냈던 2022년엔 4.1%였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침체가 본격적 영향을 미친 양상이다. 수출은 2022년 3.4%에서 2.8%로, 수입은 3.5%에서 3.0%로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은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1.4%)은 교역조건이 전년 수준을 유지해 실질 GDP 성장률(1.4%)과 동일했다.

분기별로 보면 성장률이 빠르게 회복하진 못하는 모양새다.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대비 0.6% 증가했다.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같은 수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2% 증가했다. 실질 GDI는 실질 GDP 성장률(0.6%)보다 낮은 0.4%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소비가 줄었으나, 거주자 국외소비지출 등이 늘어 전기대비 0.2%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및 사회보장현물수혜(건강보험급여 등)가 증가해 0.4% 늘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0%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2.6% 증가했고,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0% 늘었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0.8%포인트(p)로 4분기 성장을 가장 많이 끌어올렸다. 설비투자(0.3%p)와 민간소비(0.1%p), 정부소비(0.1%p)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7%p 깎아내렸다. 4분기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2% 감소했다. 3분기엔 2.1% 증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4분기 들어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경제활동별로 나눠봐도 건설업 침체는 확연하게 국내총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전기대비 3.6% 감소했다. 농림어업도 농산물 생산 등이 줄어 전기대비 6.1% 격감했다.

다만 수출 회복세로 제조업은 일부 살아았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은 전기업 등을 중심으로 11.1%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등이 감소했으나, 사업서비스업, 의료·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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