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판매 10개월만에 큰 폭 감소…주식은 올랐다

마국 일리노이주 휠링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의 소매판매 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둔화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이날 미국 주가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700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0.2% 감소를 예상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전망치보다 크게 부진한 수치다. 매달 발표하는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해 미국 경기를 파악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예상보다 낮은 수치는 12월 기저 효과와 강추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을 맞아 12월 소비가 급증하는 것과 달리 1월에는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추위가 닥치며 외출까지 어려워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를 보면 날씨가 상대적으로 온화한 미국 서부에서는 지출이 1.7% 증가했고, 남부, 중서부, 동부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보도했다.

또 WSJ은 정원관리 상점의 매출이 줄고, 건축자재 소비가 4.1% 감소했다며 날씨가 이번 지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은 1.7% 감소했고 건강 및 개인관리는 1.1%, 주유소 관련 판매액은 1.7% 각각 하락했다.

다만 직접적인 소비 심리 지표라 할 수 있는 음식점, 식료품 판매액은 0.7%, 0.1%씩 상승했다. 뉴욕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로이터통신에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올해 소비자 지출이 견조한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질 가처분 소득은 괜찮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주식 시장도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소비 둔화 국면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소비는 최근 몇 달 간 증가세를 유지했다. 뉴욕 모건 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 엘렌 젠트너는 “이번에 발표된 지표는 미국 경제가 강하지만 냉각되고 있다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올라가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실물경제지표인 소매판매가 하락한 것을 경기 악화로 해석하지 않고 금리 인하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85P 오른 3만8773.1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11P 상승한 5029.7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뛴 1만5906.1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채금리는 소매판매 지표 부진에 소폭 하락세를 보이다 보합권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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