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양근혁 기자] ‘제3지대 빅텐트’로 전격 출범했던 개혁신당이 통합 11일 만에 파국을 맞았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사과했다.
이 공동대표는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했다”며 “저는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여러 문제에 부닥쳤다. 저는 그런 문제들에 세 가지 원칙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유지한다는 원칙 ▷통합주체들의 합의를 지킨다는 원칙 ▷민주주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원칙 등을 거론했다.
이 공동대표는 “그러나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며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는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표결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고 했다.
이어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며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며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 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기득권 정당의 투쟁일변도 정치를 흉내 내지 않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습니다.
이 공동대표는 “거짓과 협잡이 난무하는 정치판을 정직과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바꾸겠다”며 “당장은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 총선에 매진하며, 총선 이후까지 대비하겠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불확실성은 긴 것보다 짧은 것이 좋기 때문”이라며 “부디 저희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저희들의 충정을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개혁신당은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4·10 총선 캠페인과 정책 결정 등에 대한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고, 해당 행위자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회 설치하는 것에 대해 의결했다.
이에 새로운미래 측은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하였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이는 2월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