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무 다하라”…서울대 의대학장, 졸업생에 ‘쓴소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제78회 전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환자를 버린 전공의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학장이 이를 두고 졸업생들에게 쓴소리를 해 화제다.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대강당에서 열린 ‘2023년도 전기 의과대학 학위수여식’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 학장은 “요즘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 붕괴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의사과학자 양성 등 사회적 화두에 대해 국민은 우리 대학에 한층 더 높은 사회적 책무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여러분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숨어 있는 많은 혜택을 받고 이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의사가 숭고한 직업이 되려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직업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 서울대 의대의 위대한 전통은 국민 신뢰 속에 우리나라의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의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훌륭한 지식과 능력을 주변과 나누고 사회로 돌려주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의사 단체행동을 지지하는 발언도 있었다. 이웅희 서울대 의대 동창회 부회장은 “지금 우리를 둘러싼 의료사회는 정부의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졌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정부는 대화나 협치보다는 갈등만 증폭시키는 양상이라 더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133명이 참여해 ‘개인적 이익과 이해 상충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환자와 사회의 신뢰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윤리강령 선서를 외쳤다.

이 선서를 무색하게 이날 오전 교육부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국 의과대학생들의 휴학 신청자(26일 오후 6시 기준) 수가 1만3189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70.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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