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됐지만 보험사들은 주주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업권 특성상 잠재된 불확실성이 항상 상존돼 있어 대대적인 주주환원 결정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목적으로 마련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놓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발표된 프로그램 내용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라는 게 주요 내용인데, 강제성이 없고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어 주주환원 방안 마련의 기준으로 삼을 만한 내용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이 보험사들은 줄곧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화생명은 투자설명회(IR)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되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삼성화재도 정부의 벨류업 프로그램 내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이밖에도 대부분 보험사들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해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알맹이 없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보험사들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주 환원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시그널을 보낸 만큼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싶지만, 업권 특성상 무리한 주주환원을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과도한 배당은 자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자의적으로 적정한 배당 수준을 정하기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한 보험사는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몇 년 만에 배당을 발표했는데, 오히려 주가가 급락해 애를 먹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경과 조치를 받고 있어 배당 확대에 어려움이 있을 거란 증권가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배당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가 추후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성향을 발표할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더러 있는 보험사들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잠재된 불확실성이 항상 상존하고 있다”라며 “고금리 장기화로 보유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될 경우 실적 악화가 될 수 있고 자연재해나 폭설, 대형사고 같은 가능성에 항상 상존해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추가적인 당국의 시그널도 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은 오는 5월 열리는 2차 세미나 이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