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리를 맞은 사과꽃 [연합] |
[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올해 사과, 배 등 과일 값 급등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기상이변에 따른 서리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기상이변으로 봄철(3월 하순∼4월 말) 서리 발생이 늘고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과수 농가 서리 피해(동상해)가 급증하면서 생산량이 줄었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와 배 봄철 서리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8633억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농작물에 서리가 내리면 조직이 얼어붙어 파괴되고, 이같은 서리 피해는 과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와 배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량은 전년보다 각각 16.5%와 31.8% 감소했다.
지난해 사과·배 관련 총보험금(2658억원) 중 착과 감소로 인한 보험금은 1684억원(63.4%)에 이른다. 이른바 '냉해'로 불리기도 하는 서리 피해에 탄저병까지 겹쳐 작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톤)으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배 생산은 18만4000t으로 26.8% 줄었다.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는 모습 [헤럴드DB] |
봄철 서리 피해로 인한 과수 생산량 감소는 수급 불안을 초래했다. 올해 1분기 사과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109%, 배 가격도 같은 기간 148%나 올랐다.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외국어대 대기환경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한반도 기온이 상승 추세인데도 이상기후로 끝서리는 점차 늦어지고 있어 서리 발생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과·배·복숭아를 주로 재배하는 충청, 경상, 전라 지역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서리 발생 빈도가 높아져 거의 매년 수량과 품질 동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개화기가 앞당겨지는 상황에서 과수는 꽃이 피면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한다. 개화기에 서리가 발생하면 꽃눈이 고사해 착과 수가 감소하고 착과가 되더라도 기형이 많아진다. 이에 따라 봄철 서리 피해 발생 가능성이 매년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