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 ‘고지혈증에 좋아요’ 보리밥집에 걸린 효능, 진짜일까

보리밥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다이어트, 고지혈증도 잡는 보리밥”

꽁보리밥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식당 벽면에는 보리의 갖가지 효능들이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적혀있는 경우도 많다. 보리밥집 홍보에 나오는 효능은 사실일까.

보리를 비롯해 모든 식품은 특정 질병의 ‘특효약’이 될 수 없다. 다만 긍정적 영향을 통해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영양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리는 주로 체중감량이나 콜레스테롤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보리로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면 낮은 열량 덕분은 아니다. 보리의 열량이 쌀밥보다 적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100g 기준으로 보리밥은 144㎉, 흰쌀밥은 146㎉로 비슷한 수준이다.

보리가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열량보다 풍부한 식이섬유 때문이다. 늘보리(생것)의 100g당 식이섬유 함량은 20.5g으로, 흰쌀밥은 물론 다른 곡식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식이섬유가 많은 보리는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이 쉽게 생겨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베타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이것이 바로 보리의 콜레스테롤 효능과 관련된 성분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베타글루칸은 귀리를 ‘슈퍼푸드’로 만든 대표 영양소이기도 하다. 귀리뿐만 아니라 보리에도 많다.

관련 효능을 입증한 연구들은 일찍부터 보고됐다. 지난 1990년 미국 몬타나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논문에서 “보리에 많은 베타글루칸이 우리 몸에서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흡수와 생성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보리를 많이 먹은 사람은 밀가루를 많이 먹은 사람에 비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개선됐다. 4주간의 실험 결과, 보리 섭취 그룹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최고 15% 낮아졌다. 반면 밀 섭취 그룹의 수치는 동일하거나 다소 높아졌다.

2018년 캐나다 성 미카엘 병원 연구진 또한 14건의 연구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 “보리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린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경우 식단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싹이 난 지 보름이 지나지 않은 ‘새싹 보리’ 연구도 있다. 지난 2013년 농촌진흥청이 대학병원 연구팀과 공동실험한 결과, 새싹보리를 12주 동안 먹은 그룹은 이전보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13%, LDL 콜레스테롤은 30% 감소했다.

보리는 밥 외에도 샐러드 메뉴에 활용하기 좋은 식재료다. 샐러드 전문점에서도 현미, 귀리와 함께 토핑 재료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가정에서도 채소와 계란 등을 넣은 샐러드에 올려 먹으면 쫄깃한 식감이 더해진 한 끼 웰빙식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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