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체육관에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료식이 열렸다. 체육관 입구에 최근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훈련병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수료식 참석자들이 추모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규정을 위반하며 군기훈련(얼차려)을 명령한 것과 관련해 육군 12사단의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춘천지방검찰청은 19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대위)과 부중대장(중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소재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6명의 훈련병을 대상으로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인해 훈련병 박모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전담 수사팀은 첫 피의자 조사 이후 5일 만인 18일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소환 조사 시점에 기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피의자의 군기훈련 규정 위반 혐의와 병원 이송 및 진료, 전원 과정 등을 조사했다.
첫 소환 조사에서 피의자들은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장시간 조사를 받았으며,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훈련병들의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방검찰청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구속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곧 춘천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5시 20분경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 중이던 6명의 훈련병 중 한 명인 박 훈련병이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되었으나 상태가 악화되어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를 확립하기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 단련과 정신 수양 등을 의미한다. 이는 지휘관의 지적 사항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로도 알려져 있다.
육군은 완전군장 상태에서의 구보나 팔굽혀펴기를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한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달 28일 강원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
한편, 인제체육관에서는 박 훈련병과 함께 입대한 동료들의 수료식이 있었으며, 참석한 훈련병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체육관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헌화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군인권센터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군 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