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와의 7일(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양윤옥 옮김, 현대문학)=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번째 작품이자 작가의 30주년 기념 ‘라플라스의 마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인공지능(AI)의 감시 체제가 강화된 가까운 미래, 전직 형사였던 쓰키자와 가쓰시가 살해당한다. 같은 시각 그의 아들인 리쿠마는 우연히 ‘라플라스의 마녀’ 우하라 마도카와 마주치고, 친구 준야까지 합세하며, 이 셋은 아버지의 범인을 찾기 위해 나선다. 경찰에서도 범행 현장을 찾으려 수색을 강화하지만, 단서를 찾지 못한다. 탐문수사팀의 젊은 형사 와키사카는 윗선의 외압에도 단독 수사를 감행한다. 7월의 한 여름 땡볕 아래 7일간 발로 뛰며 사건을 쫓는 그들의 활약으로 진실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춤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공선주 등 지음, 파시클)=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는 로힝야 난민캠프가 있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박해 받는 민족’으로 불리는 로힝야 난민 100만여명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 캠프다. 미얀마 내전을 피해 이곳으로 온 로힝야 난민 중 52%가 여성이다. 이들은 이곳에 세워진 여성 커뮤니티 센터 ‘샨티카나(평화의 집)’에 모여 서로를 보듬는다. 이곳의 여성은 대학살의 생존자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춤을 추고 싶은데 집이 너무 좁아서’이다. 춤으로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이기에 한 몸 누이기도 힘든 임시 거주지 셸터는 너무 좁다. 로힝야의 여성과 그들의 커뮤니티인 샨티카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창작자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이어진다.
▶인간이 되다(루이스 다트넬 지음·이충호 옮김, 흐름출판)=‘오리진’, ‘사피엔스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과학 지식’에 이어 저자가 낸 ‘인간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인간의 생물학적 특징은 어떻게 문명을, 세계사를 형성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조목조목 담아냈다. 인간 몸의 결함과 취약함이 어떻게 거대 문명과 몰락을 촉발했으며 이어 전쟁과 저항, 혁명은 물론 기술 개발로 극적인 환경 변화를 겪는 ‘인류세’의 현재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특히 인간은 자신의 한계에도 거대한 진보를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잦은 실수와 거대한 실패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지금까지의 ‘빅 히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어떤 역사를 만들어냈고, 앞으로 우리의 문제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지 방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