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시장서도 ‘트럼프 트레이드’…당선 기대감에 베팅 투자자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에 대한 전망이 힘을 얻자 미 국채 시장에서도 그의 당선을 전제로 장단기 국채의 움직임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지난달 27일 미 대선후보 토론 이후 미 국채 시장에서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보다 단기물 국채 투자가 더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까지 장기물보다 단기물 국채 금리가 높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금리 차이는 대선후보 토론 당시 42.8bp(1bp=0.01%포인트)에서 최근 28.2bp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한국시간 오전 11시31분 기준 미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4.490%, 4.212%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대선후보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문제를 드러낸 데 이어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암살 시도를 이겨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감세 및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장기물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물 국채 금리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카이로스파트너스의 마리오 우나리는 대선후보 토론 이후 장기물로 갈수록 국채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에 돈을 거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는 현재 헤지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관세와 감세는 인플레이션 요인이 되는데, 10년물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기대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또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시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최근 들어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2∼3회 가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하락세를 그리는 상황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채 시장 움직임에 대해 “근본적인 경제지표가 큰 그림이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 건은 금상첨화에 해당한다”고 봤다.

채권뿐만 아니라 자산시장 곳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수혜자산에 투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였고, 대만을 압박하는 그의 발언에 TSMC를 비롯한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한편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은 지난 5월 미 국채 보유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5월 일본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283억달러(약 1565조원)로 전월의 1조1503억 달러(약 1596조원)보다 줄어들었다. 일본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미 국채 보유분을 늘렸지만 이후 4월부터 2개월 연속으로 보유분을 줄였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5월 일본의 미 국채 보유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당국이 4월 말부터 외환보유고 상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식으로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 국채 보유 규모 2위인 중국의 5월 보유액도 7683억달러(약 1066조원)로 전월 7707억달러(약 1069원)보다 감소했다.

다만 외국의 5월 미 국채 보유 규모 총합은 전월의 8조400억달러(약 1경1154조원)에서 8조1천290억달러(약 1경1278조원)로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