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테크 거물들, 해리스 지원 속도 …“1억달러 모금도 가능”

24일(현지시간)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테크 거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민주당의 오랜 후원자인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와 벤처 캐피털리스트 론 콘웨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발표 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자금 모금 활동을 개시했다.

앞서 콘웨이는 소셜미디어에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기술 기업들이 뭉쳐야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을 비롯해 메타의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VC)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실리콘밸리 인근 오클랜드 출신으로 이 지역을 정치적인 기반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많은 기술 업계 거물들이 해리스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게리 탠 와이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CEO)도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사를 보낸 바 있다.

실리콘밸리 변호사이자 민주당 최고 기금 모금자인 조지프 코쳇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할 준비가 된 사람들로부터 밤새도록 전화가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있어 큰 위험이었다”면서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뛰어들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콘웨이와 호프만 등의 로비 활동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들의 노력 만으로 주요 기술 산업 기부자들로부터 1억달러(약 1384억원) 이상을 모금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헤이스팅스 회장은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에 700만달러(약 96억8800만원)를 기부했고, 이러한 배경에는 호프만의 설득이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

콘웨이는 벤처캐피털(VC)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안드레센과 벤 호로위츠를 영입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같은 시도는 안드레센과 호로위츠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돌아선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기술 업계 자본가들과 만나 그들의 우려를 들어줄 것이라는 논리로 실리콘벨리 자본가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기술 투자자들은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게 싫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표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을 바꿔 다시 그에게 돌아갈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도 펼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캘리포니아 출신이자 해당 지역의 주 법무장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 지역에서 모금을 더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CNBC는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 기업 규제를 강화했는데, 해리스 부통령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실리콘벨리에서 나오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술 업계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생각에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돌아선 이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투자 업체 어반 이노베이션 펀드의 공동 설립자인 클라라 브레너는 “기술 기업들은 규제 당국과 싸워야 하는 명분과 경제적 이유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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