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수출이 반도체와 중국 시장의 호전에 힘입어 13.9% 증가하면서 10개월 연속으로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대(對) 중국 수출액은 21개월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을 제치고 다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을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112억달러로 역대 7월 중 두번째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74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9%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7.1% 늘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25일로 작년보다 1.5일 더 많았다. 또 이달 수출 증가에는 지난해 7월 수출 증감율(-16.2)을 감안,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이로써 월간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10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다.
수출 1등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달보다 50.4% 증가한 112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전달의 134억2000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역대 7월 중에서는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산업부는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유지함에 따라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두 번째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액은 주요 업계의 하계 휴가 영향으로 작년 동월보다 9.1% 감소한 54억달러였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 7월 이차전지 수출은 0.3% 감소했다. 또 글로벌 업황 부진 속에서 철강 수출도 5.4% 줄었다.
국가별로는 대중 수출이 작년보다 14.9% 증가한 114억1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2022년10월(122억달러)이후 21개월만에 최고 실적을 내 미국 제치고 다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대미 수출액은 102억달러로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을 냈다. 이로써 12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 작년부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강한 증가세를 보여 월간 대미 수출은 작년 12월 20여년 만에 대중 수출을 앞질렀다. 이후 중국과 미국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우리의 최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하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IT 업황 개선 흐름 속에서 반도체 등 중간재의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1∼7월 누적 대중 수출은 748억달러로 미국(745억달러)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미 수출 호조로 상반기(1∼6월)까지는 대미 수출(643억달러)이 대중 수출(634억달러)보다 많았다.
지난달 수입액은 538억8000만달러로 작년 대비 10.5% 늘어났다. 이로써 7월 무역수지는 36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6월 이후 14개월 연속 흑자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8년 이후 최대치인 267억달러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7월 수출이 전년 대비 13.9% 증가하면서 하반기 수출도 쾌조의 출발을 했고, 품목과 지역에서 골고루 성장했다”며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수출 확대에 가용한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1350억 달러, 자동차·부품 1000억 달러, 석유제품·석유화학 1·030억 달러 등 핵심품목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70조원의 무역 금융, 1조원 규모의 수출 마케팅 지원 등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