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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에 국내 채권 시장 금리도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창구인 여전채 금리도 2년여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해까지 4%대를 기록했던 발행 여전채 표면금리가 3% 초반으로 자리잡으면서,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카드사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일 기준 여전채(금융채Ⅱ, AA+, 3년물, KIS자산평가) 금리는 3.328%를 기록했다. 앞서 하루 전에는 3.20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가 3.2%대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 2022년 3월 31일(3.299%) 이후 처음이다.
여전채 금리는 금리인상기 상승을 거듭해 채권시장 자금 경색 사태(2022년 11월 7일) 당시 6.078%를 기록하며 카드사 자금난을 초래하기도 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여전채 금리 하락으로 카드사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카드사의 여전채 발행액은 14조1400억원으로, 표면금리 평균은 3.83%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발행액(18조6750억원)의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섰지만 금리는 오히려 지난해 전체 발행 여전채의 표면금리 평균(4.38%)보다 0.5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고금리 시기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급전 창구인 카드론 등에 몰리면서 카드사들이 대거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조6171억원)보다 7.94%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카드론 증가세는 금리인상기인 2022년과 2023년에도 나타났다. 다만 이 당시 금리 인상·채권시장 자금 경색에 더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상환 능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카드값마저 밀리기 시작하면서 카드사 연체율이 높아졌고, 카드사 수익성·건전성이 악화되자 여전채 금리도 같이 밀려 올라갔다.
2022년 전체 여전채 발행액은 11조450억원, 평균 표면금리가 4.27%로 뛰면서 카드사 자금난이 시작됐고, 2023년에도 18조6750억원으로 발행액이 69.08% 급증한 데다 평균 표면금리도 4.38%로 더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도 카드론 수요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건전성 개선 노력과 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에 기댄 여전채 금리 하락세로 자금조달 부담이 감소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재 저금리 시기 발행한 채권을 차환하면서 어느 정도 부담을 갖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2021년 여전채 발행액은 9조6000억원으로, 당시 표면금리 평균은 2%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권 관계자는 “아직 저금리 시기 발행했던 채권 금리에 비해 차환 금리가 높다”면서도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고 하면 카드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