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벗어난 국장…우상향이냐 우하향이냐 금주의 변수는? [투자360]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국내 증시는 이달 초 폭락 이후 완만한 반등세를 이어온 끝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폭락을 불러온 미국 경기침체 우려는 견조한 경제지표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 또 엔캐리 트레이드(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판단하에 투자심리도 안정을 되찾았다.

금주도 뉴욕증시와 만찬가지로 코스피도 안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증시가 어느 정도 반등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며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금주 예정된 한미 양국의 통화정책 이벤트가 증시 반등의 지속 여부와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108.80포인트(4.20%) 오른 2,697.23으로 마감하며 6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블랙 먼데이'로 기록된 지난 5일 이후 8거래일 중 7거래일간 반등한 결과 지수가 다시 2,700선 턱밑까지 올라왔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통해 물가 안정세가 확인됐고 7월 소매판매 지표도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완화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주에 대한 관심도 회복됐다.

지난주(12~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8055억원을 순매수하며 5주 만에 매도에서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기관도 1852억원을 순매수하며 3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저가 매수세로 지수를 방어해온 개인은 2조62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주요 반도체주를 포함한 전기전자(7.91%)와 기계(7.21%)의 수익률이 높았고, 중동 위기 고조의 반사이익으로 전기가스업(5.49%)도 강세였다. 음식료품(-1.54%), 보험(-0.94%)은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1.90포인트(2.86%) 오른 786.33으로 5주 만에 반등했다.

금주 증시도 전주부터 계속된 안정적 흐름과 함께 코스피 2,700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강보합으로 마무리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3대 지수는 4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7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주간 상승률은 각각 3.93%, 5.29%로, 지난해 11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1.40% 상승해 5거래일 연속 올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이후 증시 조정의 본질은 시장의 쏠림과 가격 부담 탓으로 판단된다"며 "가격 부담이 완화되고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도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점진적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7배로 여전히 저평가 영역에 있다"며 "코스피 2,720선 돌파까지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시의 2분기 실적 시즌이 끝나 이익 모멘텀이 소멸한 데다 하반기 실적 둔화 여지도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커졌던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이상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실망 매물이 출회할 수도 있다.

오는 28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중동 위기도 고려해야 하고, 엔캐리 트레이드도 완전히 청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19~22일 열리는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발표될 대선 공약에 따른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주 증시의 반등 탄력이 점차 약화하며 관망세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시장 반등도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시장 전체보다 개별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짚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와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 및 종목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금주 예정된 7월 FOMC 의사록 공개(2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하는 잭슨홀 미팅(22~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한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는 시장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증시는 9월 FOMC의 예고편과도 같은 잭슨홀 미팅 및 FOMC 의사록을 통해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하고 자금 유입의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당정이 조기 금리인하 압박에 나서는 가운데 열리는 한은 금통위는 경기 회복과 부채 안정 사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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