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하다 추락 새마을지도자 4명에 새생명 주고 떠나

봉사활동 중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방철민씨.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던 중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새마을지도자가 장기를 기증하고 영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충북 괴산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께 청천면에서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 봉사 활동’에 나섰던 이 마을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회장 방철민(63)씨가 지붕에서 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추락 후 헬기로 이송돼 충북대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다시 대전 건양대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지난 15일 뇌사 판정을 최종적으로 받았고, 다음 날 심장을 제외한 장기를 기증했다. 이어 17일에는 뼈, 혈관, 피부 조직까지 기증했다.

방철민씨. [충북 괴산군 청천면]

고인의 큰아들 기환(25·공무원) 씨는 "아침에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했는데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며 "병원에 와보니 영영 깨어나시지 못할 상황이라는 설명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서 "평소에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말을 줄곧 하셨던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기를 기증하게 됐다"면서 "아버지의 장기기증으로 4명이 새 생명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천면 사무소 관계자는 "고인은 평소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며 왕성하게 봉사활동을 했다"며 "장기까지 기증하는 사랑을 실천해 고개가 숙여진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2018년 1월부터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남자 회장으로 활동해왔다고 청천면사무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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