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코스피는 22.87p(0.85%) 내린 2,674.3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6p(1.13%) 내린 777.47로 마감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 한 주 내내 관망세 짙은 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블랙 먼데이’ 주가 폭락 이후 반등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잃은 채 급정거한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23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일평균 8조9655억원으로 집계됐다. 폭락 이전인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2조337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이나 줄었다.
증시 폭락 직후인 이달 5∼9일에는 거래대금이 하루 13조7169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가 12∼16일에는 9조1568억원으로 줄었는데, 거래 위축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22일은 코스피 거래대금이 8조9463억원으로 코스닥시장(9조2168억원)을 밑도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거래대금 급감의 배경에는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등 빅이벤트를 앞둔 데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깔려있다.
코스피는 주중 내내 별다른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경계심리가 확산하면서 상단이 제한됐고, 순환매 장세가 반복되면서 시장의 난이도가 높아진 것도 활발한 거래를 어렵게 했다. 반도체, 금융 등 시장 주도 업종마저도 하루는 오르고, 하루는 내리는 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19일 2.44% 내렸다가 20일 1.17% 오르고 21일 다시 0.20% 내린 뒤 22일 0.35% 올랐다. 23일에는 1.15% 하락하면서 일주일 내내 ‘퐁당퐁당’ 장세를 연출했다.
운수·장비 업종지수도 0.40% 약세로 한 주를 시작한 뒤 0.20% 올랐다가 0.76%, 1.77% 하락한 뒤 주말에는 다시 0.89% 오르면서 거래를 마쳤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회복력과는 별개로 시장의 컬러가 뚜렷하지 않다”며 “빠른 로테이션 장세가 지속되면서 업종 전략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기다려왔던 파월 의장의 연설이 전날 밤 나오면서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겠으나 증시를 둘러싼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확인할 지표들이 남아있어 신중한 입장이 유지될 수 있다”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 확대 등의 이슈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는 점도 인공지능(AI) 정점론이 퍼져있는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의 과감한 ‘배팅’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