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EO “美 SEC 위원장, 해리스 당선돼도 ‘중도 퇴진’에 돈 건다” [투자360]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 [리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리플(XRP)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거둔 승소는 가상자산 산업 전체의 중요한 승리입니다. 미 SEC는 XRP가 그 자체로는 증권이 아니란 미 법원의 판결을 더이상 못 뒤집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플과 미 SEC 간에 벌어졌던 4년 간의 소송전에 대한 소회를 전하며 이처럼 말했다.

앞서 미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는 이유로 발행업체 리플랩스를 상대로 약 8억7600만달러의 민사 벌금과 같은 금액의 이익 반환금, 1억9800만달러의 이자 등을 포함해 총 약 20억달러를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달 7일(현지시간)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애널리사 토레스 판사는 미 SEC가 요구한 금액의 약 6% 수준에 불과한 1억2500만달러의 민사 벌금을 내라고 리플 측에 명령했다. 이는 리플랩스 측이 사싱상 승소한 것으로 해석됐다.

갈링하우스 CEO는 “현재 리플의 고객과 사업 파트너의 95% 이상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 있다. 이는 (지난 4년간의 소송이) 미 가상자산 생태계의 성장을 얼마나 저해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가상자산 업계와 미 금융 당국간에 벌어졌던 전쟁의 종식이며, 대화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갈링하우스는 그동안 소송전을 벌여왔던 미 SEC와 그 수장인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상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된 공화당이 가상자산에 대해 상대적으로 친화적이지만,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후보로 나선 민주당 역시 가상자산의 기술적 리더십을 선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할 것이라 확신한다. 미래 기술 앞에선 당적은 의미 없다”면서 “오랜 시간 워싱턴DC에서 민주·공화당 양당 주요 리더를 만나왔는데, 민주당 고위 당직자들조차 가상자산에 대한 미 SEC의 적대적 입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가상자산을 향한 SEC의 비판이 법률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겐슬러 위원장의 임기가 (정해진 2026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데 돈을 것 수 있다”고도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리플의 고위 임원들은 한국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사업 확장 계획과 의지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 [리플]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개발자 커뮤니티 측면에서 한국 시장 역시 큰 기회가 열린 곳이라 본다”면서 “한국 금융위원회의 각종 규제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 산업의 융합이 갖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제로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시중은행과 기업들과 접점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진행했던 협업 과정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못했던 점에 대해선 “리플의 제품이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시중은행들과 여전히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협업의 기회 역시 생길 것으로 본다”고 롱 사장은 말했다.

에릭 반 밀텐버그 리플 수석부사장. [리플]

한편, 에릭 반 밀텐버그 리플 수석부사장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마찬가지로 리플 역시 유력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후보라고 자신했다. 그는 “규제와 관련해 명확하게 소명 가능한 자산이자 시가총액 톱(TOP)10 안에 들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가상자산은 리플이 거의 유일하다고 본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현물 ETF 출시 움직임은 없지만, 향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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