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분기 대비 1.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도 0.2% 뒷걸음질치며 1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55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567조5000억원)에 비해 1.4%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0.2%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GNI는 전체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질 GN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0.9%) 이후 1년만에 처음이다. 감소폭은 2021년 3분기(-1.6%) 이후 가장 컸다.
이는 우리 경제가 역성장(-0.2%)을 보인 가운데, 실질무역손실이 11조3000억원에서 16조6000억원으로 확대된 때문이다. 같은 기간 내국인의 해외 소득에서 외국인의 국내 소득을 차감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5조9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줄면서 GNI가 GDP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 경제이다 보니 교역조건에 의한 실질 무역손익 부분이 영향을 많이 주게 된다”며 “최근 원유와 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 상승률이 반도체 수출 가격보다 더 높아서 교역조건이 악화한 측면이 있고, 이에 실질 무역 손실이 지난 분기에 비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또 “2분기는 원래 외국인 배당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한데, 그런 계절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현금 배당이 늘고 외국인 주식 보유가 증가하면서 해외 배당 지급액이 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은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와 같았으나, 부문별로는 새로 수정됐다. 수출이 0.3%포인트 더 올라갔고 수입 증가폭(+0.4%포인트)도 커졌다. 설비투자(+0.9%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되고 건설투자(-0.7%포인트), 정부소비(-0.1%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됐다.
2분기 수출은 1.2% 늘었으나 수입이 1.6%로 더 크게 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1%포인트로 오히려 성장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도 의류나 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으로 전기대비 0.2% 감소하면서 성장률을 0.1%포인트 깎아내렸다. 건설투자(-1.7%)와 설비투자(-1.2%) 도 모두 역성장하며, 각각 성장률을 0.3%포인트, 0.1%포인트 주저앉혔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