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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학교 동창들과 떠난 여행에서 여자 동창을 폭행해 식물인간에 이르게 해 실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할 지 이목이 쏠린다.
11일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0)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당초 A 씨에 대해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변론재개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B 씨 측 변호인은 A 씨에 대한 혐의를 중상해에서 살인 미수나 상습특수중상해로 변경해야 한다고 검찰과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위한 법리검토가 필요한 만큼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해자 부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석에 앉은 피해 여성 B 씨(20)의 어머니는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B 씨의 모친은 “어릴 적 아픈적 없는 건강하고 씩씩한 딸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그나마 삶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딸 치료를 위해 지난 사계절 서울 병원을 옮겨다녔고,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더 이상 치료를 이어갈 수 없어 군산 집으로 데려왔다”며 “우울증과 공황장애 겪고, 딸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주변에서 이제는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라고 딸을 보내주라고 말하지만 저희 부부는 그럴 수 없다”며 “딸이 잘못되면 가해자는 살인자가 돼 더 높은 형량을 받겠지만, 가해자는 사과 한마디 직접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 아빠는 딸이 잘못되면 같이 가겠다고 한다. 아이 아빠마저 잘못될까봐 두렵다”며 “즐거웠을 여행에서 친구의 목숨을 빼앗아간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려 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A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10월 16일에 열린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의 추가 의견진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A 씨는 지난 2023년 2월6일 부산의 한 숙소에서 친구 B 씨를 폭행해 전신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B 씨는 함께 여행을 간 동성친구와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A 씨는 이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B 씨의 머리를 2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에게 폭행당한 B 씨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탁자에 경추를 부딪혀 크게 다쳤다. 현재 B 씨는 외상성 내출혈 진단을 받고 전신마비 식물인간이 된 상태다.
조사결과 A 씨는 과거 비슷한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