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입구 로비에 추석 선물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참 마음이 무겁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2곳 중 1곳도 채 되지 않는다는 한 설문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와 주목 받은 가운데 한 국회의원이 국민 혈세로 받는 명절휴가비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절휴가비가 들어왔다"며 "국회의원이라는 하나의 이유 만으로 여러 명목의 소중한 혈세가 날짜되면 따박따박 들어오는데, 참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어려운 분들과 나누겠다"며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진심으로 실천하는지 반성하며 오늘도 무겁게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이날 오전 국회의원 300명은 '명절휴가비' 명목으로 424만 7940원을 받았다.
추석 연휴를 앞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입구 로비에 추석 선물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 |
추석 연휴를 앞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입구 로비에 추석 선물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 |
13일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2024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에 따르면 올해 의원들은 설, 추석에 총 849만5880원을 명절휴가비로 받았다. 월 봉급액의 60%를 명절휴가비로 지급한다는 일반 공무원 수당 규정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것이다.
명절휴가비가 왠만한 직장인 월급 수준이어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전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한 연예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회의원 월급 사용처를 밝힌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월급이 1050, 1100만원 정도 된다. 정치인들은 어디서 밥 얻어먹는 게 힘들어서 그만큼 써야 한다. 대단한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닌데, 점심부터 코스 요리로 먹어야한다. 여의도 주변에 가면 2만9900원짜리 식당이 많다"고 했다.
[국회사무처] |
올해 의원 연봉은 세전 약 1억5700만원이다. 지난해(약 1억5400만원)보다 1.7%(약 300만원) 올랐다. 구체적으로 명절휴가비 849만5880원 외에도 일반수당 월 707만9000원, 관리업무수당 63만7190원, 상여금 1557만5780원, 입법활동비 313만6000원, 특별활동비 78만4000원이다.
국회의원의 높은 연봉과 명절휴가비 등 각종 수당은 일반 직장인의 형편과는 크게 대비된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3~4일 직장인 1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추석 연휴 계획 및 상여금'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 40.6%가 추석 상여금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추석 상여금을 받는 직장인은 35.5%에 불과했다. 상여금 평균 금액은 83.8만원으로 국회의원 혈세 휴가비의 20% 수준이다. 기업 규모에 따라 추석 상여금 액수도 차이나 중소기업은 평균 52.6만원이었다.
[사람인] |
다른 취업 포털 사람인이 기업 47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 조사에서 추석에 추석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47.7%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이는 같은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래 사상 최저치라고 사람인은 밝혔다.
지난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올해 지급하지 않는 기업은 18.3%였다.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 224곳의 평균 지급액은 66만 5600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