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의 민주당 vs ‘월세살이’ 조국당…불붙은 야권 호남대전[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 총선에서 ‘지민비조’로 협력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민주당은 전남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매머드급 캠프를 차렸고, 혁신당은 월세살이를 하며 바닥 민심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현역 의원 10명 전원은 영광·곡성군수 선거 캠프에 참여한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 주철현 의원(여수갑)과 호남 대표 정치인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캠프를 이끌기로 했다.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서삼석(영암무안신안)·신정훈(나주화순)·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의원은 총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김원이(목포)·조계원(여수을)·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총선 이후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이번 재선거는 2026년 지방선거까지 전국단위 투표가 없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 대표의 대권 가도를 위한 텃밭 민심 사수가 필수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조직력에서 혁신당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중앙당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23일 전남 영광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거 대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를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교두보로 삼은 혁신당은 바닥민심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에서 월세살이에 나선 조국 대표는 영광과 곡성을 오가며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날(19일)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혁신당은 오는 25일에는 곡성을 찾아 당내 조직인 탄추위(탄핵추진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조 대표가 앞장서 추석 연휴 내내 재보궐 지역들 구석구석을 다녔고, 다른 11명의 의원들도 재보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호남 유권자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만날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전날 장현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가 이곳 영광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이유가 있다”며 “여의도가 아닌 민심의 바다에서 직접 국민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선 “저희가 경쟁에 뛰어들어 더 좋은 인물, 더 좋은 정책으로 더 좋은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이건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석 연휴 직전에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영광군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10~11일 리얼미터가 남도일보·아시아경제·뉴스1 의뢰로 실시한 영광군수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현 혁신당 후보가 30.3%,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29.8%를 기록했다. 반면 곡성군수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59.6%, 박웅두 혁신당 후보가 18.5%로 큰 격차를 나타냈다.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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